▲ 도바타구부인협의회 주부들이 과학적인 방법으로 환경오염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

“공업도시인 만큼 남편들의 보수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았죠. 아내들은 처음엔 돈을 행복의 가치로 여겼죠. 그런데 자녀들이 천식으로 시름시름 앓으면서 행복의 가치가 건강으로 바뀌었죠.”

나카조노 환경박물관 관장은 환경도시로 거듭나게 된 배경을 얘기했다.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한 어머니들이 앞장서면서 기타큐슈는 환경 선진국으로 도약하게 됐다.


신일본제철의 화학공장이 있던 기타큐슈 토바타구지역의 주부들은 빨래를 한 천이 오염되고, 검은 콧물을 줄줄 흘리는 아이들을 더는 바라만 볼 수 없었다.


‘토바타구부인협의회’가 조직돼 주부들은 대학에서 환경을 공부하고, 전문가에게 자문을 얻기 시작했다. 남편들이 다니는 공장에도 찾아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2년에 걸친 과학적인 조사 끝에 부식된 철판과 오염된 세탁물을 사진과 그래프, 도표 등으로 전시했다. 주부들은 1965년 ‘푸른 하늘이 그립다’라는 제목으로 8㎜ 영화도 만들었다.


주부들이 앞장서서 과학적 조사로 근거를 들이대면서 기타큐슈시는 공해대책국을 설치하게 됐다. 주부들의 활동은 환경 혁신의 시발점이 됐다.


주부들의 행동에 감동한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갖가지 쓰레기를 철저히 분리해 내놓겠다며 수고를 자처했다.

대신 환경오염 없이 쓰레기를 처리해 달라고 지자체에 당부했다. 기타큐슈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자원순환형 복합단지인 ‘에코타운’을 설립했다.


무라사키강이 복원되면서 낚시와 카누교실, 지역 축제가 강 연안에서 열리는 등 일본의 대표적인 친수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시민들은 환경에 스스로가 엄격해졌다.

기타큐슈 도심 거리에선 담배꽁초를 찾아 볼 수 없다.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 흡연을 하면 1000엔(한화 1만원)을 물리는 조례가 제정됐지만 시민들은 녹색도시를 만들기 위해 환경보전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시게오 기타큐슈 환경국 기획조정계장은 “주부들이 투쟁이나 소송으로 과격하게 나왔다면 관은 움직이질 않았고,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과학적 조사로 환경오염에 대한 근거가 제시되면서 행정과 기업을 움직이게 했다”며 “시민·기업·행정이 함께 한 3자 협치가 오늘날 꿈의 환경도시로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