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 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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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백조는 상징주의 문학에서 ‘순수’, ‘순결’의 의미로 쓰였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곡 ‘백조의 호수’에서 왕자의 진실된 사랑이 마법에 걸린 순결한 공주를 구한 것처럼 백조의 흰색에서 영감을 얻지 않았나 싶다. 물 위에 아름답게 떠 있는 백조의 모습에서 우아하고 고혹적인 이미지를 찾기도 한다.

▲백조는 1697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검은 백조(블랙 스완)’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흰색으로만 인식돼 왔다.

우리나라에선 백조를 ‘고니’라고도 하는데 겨울철에 시베리아나 몽골 등지에서 한반도에 도래하는 종은 고니·큰고니·혹고니들로 몸통 색깔은 전부 흰색이다.

검은 백조(흑고니)는 오스트레일리아에만 분포하고 있는 특산종이다. 검은 백조의 존재는 영화 ‘블랙 스완’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영화는 착하고 순결하던 주인공 나니(나탈리 포트만 역)가 관능과 욕망의 여인으로 변신하면서 광기에 사로잡혀 파멸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다시 말해 순결한 영혼의 하얀 백조에서 광기와 탐욕에 사로잡힌 검은 백조로 변신해 가는 이야기다.

백조는 하얀색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검은 색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과 ‘악’처럼 정반대의 얼굴을 가지게 된 것이다.

▲검은 백조와 하얀 백조(화이트 스완)는 경제학에서도 상반된 의미로 쓰인다. 블랙 스완은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나심 탈레브 뉴욕 주립대 교수가 그의 저서 ‘검은 백조(The black swan)'를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언하면서 사용했다.

과거에는 검은 백조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점을 들어 고정관념을 깨고 상상도 못했거나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던 일이 실제로 발생한다는 의미다.

화이트 스완은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위기 경제학>에서 ‘블랙 스완’에 대비해 처음 사용했다. “금융위기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예방도 할 수 있는데 적정 시기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해서 발생한다”며 이 같은 상황을 화이트 스완으로 표현했다.

루비니 교수는 “올해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블랙스완은 북한의 사이버 테러”라고 주장했다.

▲요즘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 고조로 우리나라 상공을 수시로 날아다니는 것은 하얀 백조나 검은 백조가 아니라 ‘죽음의 백조’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백조를 닮았다하며 죽음의 백조로 불린다.

북한은 B-1B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가공할 파괴력과 살상력 때문이다. 죽음의 백조가 평양 상공에 진입하면 결과는 초토화다.

김정은이 ‘천추의 한’을 남기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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