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65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 사망건수는 2014년 39명, 2015년 35명, 지난해 37명이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2014년 92명, 2015년 93명, 지난해 80명)의 42%를 차지한다. 5명 중 2명꼴이다. 고령운전자 사망사고 비율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로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제주지역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는 모두 3만5535명에 이른다. 전체 소지자의 8.8%이다. 75세 이상 소지자도 8711명으로 노인 운전자의 25%를 차지한다. 앞으로 고령운전자의 비율이 더 높아진다는 게 문제다. 이들의 사고를 줄일 대처방안이 참으로 시급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고령운전자가 면허를 자진 반납하지 않는 한 운전을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 그렇다고 이들의 운전을 무조건 제한하기에는 무리가 뒤따른다. 또 마냥 두고 볼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자칫 사회·경제적 손실이 커지는 탓이다. 우선 필요한 건 고령운전자를 배려하는 사회적 노력과 제도적 지원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제주경찰청이 대한노인회 등과 함께 ‘어르신 차량 보호 캠페인’을 벌이는 건 대단히 잘한 일이다. 고령운전자의 차량 후면에 실버마크를 부착해 다른 운전자들의 양보와 배려를 이끌어 내려는 것이다. 행동이 둔화되고 상황인지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고령운전자들을 위한 적절한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고령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여러 배려가 있어야 한다. 우선 고령자에 맞춘 안전운전 컨설팅이 시급하다. 고령자 자신이 운전을 자제하도록 계도하거나 면허를 반납할 경우 우대정책도 검토해볼 만하다. 교통표지판 크기를 키워 노인들이 잘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당장 실버마크 차량에 양보하는 운전습관도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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