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국내 교통 최고 전문가…다양한 국제협력사업도 추진
(5) 국내 교통 최고 전문가…다양한 국제협력사업도 추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 제2공항, 에어 시티와 복합 연계 개발해야”
“차량 위주 교통체계 개선, 해저철도 장기 접근 필요”
▲ 지난 6월 제주에서 열린 제2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 총회 차 제주를 찾은 이창운 한국교통연구원장.

이창운 한국교통연구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교통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특히 그는 한국교통연구원 설립 때부터 연구원으로 시작해 원장에 오른 첫 내부 인사다.


그는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교통연구원에 재직하면서 국가기간교통망 및 국가철도망 구축 기본계획 수립 등 굵직굵직한 국책사업에 정책의 틀을 제공했다.


그리고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 프로젝트의 기본 토대도 마련했으며 지금은 ‘국가교통의 미래 30년 비전과 전략‘에 대한 선구적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소개
한국교통연구원은 교통과 물류 연구에 특화된 정부 출연 기관이다.


1985년 말 제정된 도시교통정비촉진법에 의거, 교통개발연구원으로 출발해 2005년 한국교통연구원으로 기관 명칭이 변경됐다.


이 원장은 “현재 150여 명에 달하는 교통관련 박사 학위자들을 포함해 300여 명의 교통전문가들이 정부의 교통 및 물류 관련 각종 계획 수립이나 정책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역 지방자치단체 및 기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연구 지원 활동을 벌이는 것은 물론 개발도상국 등과 국제적 연구 교류사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 30여 년 동안 도로, 철도, 공항 등 국가기간교통인프라 구축 기본계획을 비롯 각종 교통 정책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이 원장은 “경부고속철도와 인천국제공항 등 대형 국책사업의 기본계획 수립과 정책 개발 등 3000여 건의 연구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근대화 및 발전에 한국교통연구원이 많은 기여를 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통연구원장으로 선임되다
이 원장은 1985년 카이스트(KAIST) 교통시스템 연구부에 공채 연구원으로 합격했다.


그런데 1986년 설립된 교통부 산하 교통개발연구원이 KAIST 교통시스템 연구부 조직을 모체로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교통개발연구원(한국교통연구원 전신) 창립 멤버가 된 것이다.


그 후 이 원장은 프랑스정부의 장학생으로 유학을 다녀왔으며 세계은행 선임교통전문관으로 1년 파견근무를 하기도 했다.


그는 또 아시아개발은행(ADB),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UN ESCA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과 활발한 연구협력활동을 벌여 왔고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지원해주고 있다.


이 같은 그의 국가기간교통망 연구 및 국제기구들과의 다양한 협력 활동 등이 인정을 받아 한국교통연구원 창립 후 내부 연구원 출신 인사로는 처음으로 2014년 10월 원장으로 선임됐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
한국교통연구원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보면 우선 국가교통DB조사 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으로 인해 정부나 관계기관들에게 막대한 교통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됐고 교통연구의 신뢰성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또 남북한 및 유라시아 모든 국가들의 공동 번영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 국제심포지엄 및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 심포지엄 등을 통해 북한 교통인프라 개발 및 한반도 교통의 미래를 위한 연구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개발, 전기자동차 정책 연구, 공유 경제시대의 카세어링 시스템 연구, 스마트 통행시스템 등 신기술 미래혁신형 교통기술 정책 개발 등 ‘국가교통의 미래 30년 비전과 전략’에 대한 선도적 연구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원장은 특히 “현재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우리나라의 교통인프라 개발 경험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한국교통연구원이 세계은행(World Bank)과 공동으로 도시교통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개발도상국들과 많은 국제협력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월드뱅크(World bank) 도시교통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창운 원장(사진 아랫줄 왼쪽서 일곱 번째).

▲제2 공항의 바람직한 활용 방안
이 원장은 “앞으로 추진하게 될 제2 공항 건설 마스터플랜 기본계획에서 구체화 될 사안이지만 국제선과 국내선 운영으로 역할 분담을 하느냐, 항공사 별로 구분을 하느냐 상당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통합공항이 아니기 때문에 두 공항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심도 있는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공항 건설과 함께 공항 주변을 에어 시티(Air City) 개념으로 복합 연계 개발하는 방안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물류 또는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산업을 비롯해 비교적 항공 소음에 민감하지 않고 공항 입지에 유리한 산업을 집중 지원하는 도시 개발 모델을 찾음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지역주민의 반발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의 교통난 해소 대책
이 원장은 “제주의 자연환경은 파라다이스이지만 교통은 지옥으로 향하고 있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동차는 전국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데다 대중교통 이용률은 전국 광역시·도 중 최저 수준이고 관광객들도 70~80%가 렌터카 등 승용차를 이용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제주의 매력을 교통이 상쇄시킬 것”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그는 이어 “탄소 없는 섬을 위해 전기자동차로 다 바꾼다해도 전기자동차 역시 자동차이다보니 차량 위주의 교통시스템으로는 제주의 미래가치를 담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제주의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관련, 그는 “한두 번 환승해야 하는 불편이 있을 수 있으나 운행 횟수를 늘리면 원하는 시간에 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버스요금도 지금보다 상당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시스템이 정착되는 동안 과도기적 혼란을 감수하고 신속히 적응할 수 있도록 선진화된 시민의식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저고속철도에 대한 견해
이 원장은 “제2 공항과 전남-제주 간 해저고속철도는 연륙교통에 혁명을 가져 올 대단히 중대한 인프라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 그는 “욕심을 낸다면 이 두 사업을 모두 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의 우선순위가 중요하고 이를 놓고 볼 때 제2 공항 건설이 우선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2 공항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돼 예정대로 2025년까지 완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해저고속철도는 공항 건설과 동시에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저고속철도가 생기면 제주의 고유 특성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지만 우려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고 “해저고속철도를 이용해 두 시간 남짓한 시간으로 서울이나 부산을 다녀 올 수 있다면 제주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고향 사계리와 가족 관계
이 원장의 고향은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고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평생 교편을 잡아 사계초 교장으로 퇴임한 부친(91)은 현재 사계리에 살고 있다.


이 원장은 “사계리에서 모슬포에 있는 중학교를 걸어서 다녔는데 등하굣길에 은은히 날리던 유채꽃 향기, 그리고 유채꽃 너머의 한라산과 사계 바다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가족으로는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영문팀 부장으로 일하다 정년퇴임한 부인 이행신씨(57)와 2남이 있다.

 

▲꿈을 이루다
이 원장은 제주제일고에 입학하며 처음으로 고향을 떠났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가끔씩 사라봉에 올라가 제주항을 떠나는 여객선을 보면서 제주도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지구가 얼마나 넓은지 세상을 두루 돌아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며 학창시절의 꿈을 소개했다.


결국 그는 세상을 돌아보겠다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경북대 지리학과에 입학했다.


그 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을 전공한 그는 프랑스정부의 장학생으로 파리로 유학, ENPC 대학원에서 교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교통연구원에서 30여 년 재직하는 동안 연구 및 협력사업 등을 위해 방문한 국가가 54개국에 달한다”며 “전 세계를 돌아다녀 보겠다는 꿈을 이뤘기 때문에 성공한 삶을 산 것 아닌가하고 생각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