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옛 어르신들이 이르기를 여름에는 ‘리’자로 끝나는 생선이 맛있다고 했다. 우선 ‘자리’가 맛있고 ‘붉바리’와 ‘다금바리’, ‘객주리(쥐치)’ 그리고 ‘벤자리’가 맛있다.

자리돔의 유명세는 제주의 여름 대표 어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고 다금바리 또한 최고급 생선으로 유명하다. 객주리는 과거 흔한 고기라 대우를 못 받았지만 쥐포가 생산되면서 개체수가 줄어 이젠 귀한 대접을 받는다. 붉바리는 그렇게 유명하진 않으나 낚시꾼들은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는 생선이다. 그러나 벤자리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생선으로 제주에서도 젊은이들은 잘 모르는 생선이다. 하지만 제주사람들의 여름 밥상에는 심심치 않게 올랐던 ‘바릇괴기’다.

농어목의 돔과의 생선이라 맛이 담백한 흰살 생선이고 횟감으로도 좋지만 제주사람들은 국거리나 지짐(조림)으로 많이 활용했다. 보통 성어가 20~30cm 정도가 일반적인데 다 자라면 40cm를 좀 넘기도 한다. 주로 돌 틈 사이에 서식하며 세로 줄무늬가 보이기도 하는데 그로 인해 다른 어종으로 오해를 살 때도 있다. 그 줄무늬는 30cm 이상의 성어가 되면 사라지거나 혹은 물 밖으로 잡혀 나오면 사라지기도 한다. 성질이 급해 수족관에서도 오래 살지 못해 상인에게는 환영받지 못할 녀석이라 하겠다. 하지만 그 고기 맛을 아는 사람들은 벤자리를 먼저 먹는다. 특히 여름에 더 맛있는 이유는 산란기가 바로 6~8월, 한여름이기 때문인데 같은 기간 여러 번 산란한다.

벤자리는 어릴 때는 떼로 다니지만 25cm 이상의 성어들은 떼로 다니지 않는다. 깊은 바다에 살다 밤에는 얕은 수면으로 수직 상승하는데 서식지를 떠나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는 습성은 자리돔과 흡사하다. 양식이 되지 않는 어종으로 양식과 자연산을 따질 필요가 없다.

관광객들이 제주다운 음식을 찾을 때 제주사람들이 여름에 먹었던 벤자리를 제주식으로 조리해 선보인다면 이 또한 새로운 제주의 맛으로 각광 받을 것이다.

 

   
 

▲재료

벤자리 1마리·간장 3큰술 ·설탕 1큰술·다진 마늘 1큰술·식용유 2분의 1큰술·물 1컵·생강즙 약간·고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①벤자리는 비늘을 긁어내고 내장을 제거해서 3~4토막으로 자른다.

②냄비에 벤자리를 담고 간장, 설탕, 다진 마늘, 생강즙을 물에 개어 넣고 조린다.

③벤자리에 양념이 골고루 배도록 수저로 양념 국물을 끼얹으며 조린다.

④벤자리가 다 익고 양념이 자작해지면 식용유를 고루 뿌리고 그 위에 고춧가루를 뿌려 마무리한다.

▲요리팁

①벤자리는 손바닥보다 조금 큰 것이 살이 많아 좋다.

②고춧가루나 마늘 등 자극적인 양념을 많이 사용하면 벤자리 맛을 느끼기 어려워 자제하는 것이 좋다.

③청양고추를 썰어 넣고 양파나 파 등을 첨가해도 무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