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관광단지 사업, 말 못할 사연 있나?
오라관광단지 사업, 말 못할 사연 있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다. 일명 ‘먹튀’ 방지를 위해 자본검증에 들어가는 오라관광단지 조성 사업 얘기다. 이 사업은 5조2000억원이 투입돼 도내 최대 규모의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그러나 사업부지가 해발 350~580m에 있는 중산간에 위치해 그간 환경 훼손, 지하수, 교통, 특혜 의혹, 자본 투명성 등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한데 사업을 추진하던 제이씨씨㈜의 박영조 전 회장이 지난 4일 기자회견을 갖고 “법과 절차를 손바닥 뒤집듯 탈법 행정을 하는 제주도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며 원희룡 도정을 강도 높게 비판해 큰 파문이 일고 있다. 투자자가 사업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자치단체의 투자정책을 공개적으로 성토한 건 이례적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그만큼 불만이 쌓였다는 후문이다.

오라관광단지 사업은 도시계획위, 경관위, 교통영향평가, 사전재해영향평가, 도시ㆍ건축공동위,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거쳐 지난 3월 도의회에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이 제출됐다. 하지만 지난달 동의안 처리에 앞서 자본검증이 수용되면서 심의가 보류된 상태다. 이 과정서 제주도는 동의안 처리 후 자본검증을 하겠다는 당초의 입장을 번복했다.

박 전 회장은 이와 관련해 이날 “원 도정의 투자 행정 절차가 비법(非法)ㆍ편법적으로 이뤄지는 등 전혀 신뢰할 수 없다”며 “이로 인해 사업은 예측하기 어려운 미궁에 빠져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본검증은 법과 조례, 지침 등에 없는 절차라고 지적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오죽했으면 ‘미래 사업자가 도지사님께 드린 100일간의 답장 없는 편지’라는 일간지 전면광고에 이어 기자회견을 통해 도의 투자정책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을까 싶다. 그간 뭔가 말 못할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닌지 지켜볼 일이다. 물론 박 전 회장의 발언 수위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시각이 없지 않다.

문제는 투자자 입장에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져 제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사업에 대한 제주도의 명확한 입장과 원칙, 제도적 근거 마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그나저나 오라관광단지 사업은 앞으로도 말이 많을 것 같다. 제이씨씨의 주인이 중국의 유수기업인 화융자산관리공사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국면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