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내려야 미분양 문제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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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달아올랐던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미분양 주택이 급격히 늘고 있다. 짓기만 하면 팔렸던 주택이 주인을 찾지 못해 눈덩이처럼 쌓여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도내 미분양 주택은 971세대에 달했다. 2013년 4월(983세대) 이후 49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5개월 새 무려 700세대 급증했다.

이는 주택법상 지방자치단체에 사업계획승인을 받아야 하는 30세대 이상 주택에 한해 파악된 물량이다. 30세대 미만 소규모 주택까지 포함하면 미분양 규모는 2000세대에 가깝다. 실제 제주도가 지난달 15일부터 보름간 자체 조사한 결과 30세대 미만 미분양 주택은 930세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매물이 없어 팔지 못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한 마디로 공급 과잉 탓이다. 유입인구 감소, 중국인 투자 위축, 투기 단속, 가격 거품 등으로 올들어 주택 수요는 눈에 띄게 줄었다. 반면 놀고 있는 땅만 있으면 집을 짓는 게 유행처럼 번지며서 현재 준공을 기다리는 주택이 적지 않다고 한다.

당분간 미분양 사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일부 아파트가 숙박업소로 둔갑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서귀포시 혁신도시ㆍ강정지구에 조성된 신규 아파트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불법 숙박업소를 운영한 5명에 대해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주택시장이 당장 위기라고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미분양 사태가 확산될 경우 관련 업체 도산, 건설근로자 임금 체불 등에 따른 지역경제 악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은 없는 걸까. 최대 걸림돌이 비싼 집값에 있다면 그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주택 가격이 소득 대비 적정선까지 내려가면 된다.

도내엔 내 집 마련을 원하는 무주택 가구가 9만세대 넘는다. 이들이 바로 실수요자들이다. 하지만 집값은 하방경직성이 강해 한 번 오르고 나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 만큼 가격 인하 등 업계의 자구 노력이 요구된다. 미분양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 이제 정부와 제주도가 미분양 관리를 선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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