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돼지고기는 구워 먹는 고기라는 관념이 일반화됐다.

돼지고기를 구워 먹기 시작한 시점을 논하다 보면 제주 역시 밀리지 않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마포의 전문점들이 자리 잡아가던 1970년대에 제주에서는 이미 돼지갈빗집들이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특히 관덕로에서 무근성으로 진입하는 초입에는 돼지갈비를 간장 양념에 재운 양념갈비를 굽는 식당 10여 곳이 성업 중이었다.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에서는 돼지갈비는 고추장 양념에 재워서 구워 먹었지만 제주에서는 유독 소갈비처럼 간장 양념에 재워서 구워 먹었다. 돼지고기는 누린내가 나기 때문에 자극적인 양념을 많이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요리법이었다. 간장 양념은 제주의 돼지들은 누린내가 나지 않는다는 증거일 것이다.

1970년대 돼지고기를 구워 먹는 문화가 정착하기 이전 제주사람들은 집안 대소사에 반드시 돼지고기를 삶아서 이용했다. 또한 제주식 수육인 돔베고기는 인기 있는 외식상품이며,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고깃국수도 이제는 인기 향토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며칠 전 신제주의 어느 길을 지나다가 반가운 음식을 만났다. 최근에 개업한 것으로 보이는 조그마한 식당 창문에 ‘돼지고기뭇국’이라는 메뉴가 적혀 있는 것이었다.

돼지고기로 국을 끓이는 것은 가끔 식깻날(제삿날)이나 마을에서 추렴한 돼지고기 한 줌이라도 얻는 날이면 어머니들이 끓여내던 국이었다. 추억의 음식이 된 제주의 전통 향토음식이라 하겠다.

특히 집에서 끓여 먹던 음식을 재현해서 식당에서 팔고 있으니 집밥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60~7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많이 드나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진짜 제주의 옛날 음식이라는 의미이다. 결코 어렵지 않지만 고유한 제주의 재료로만 맛을 낼 수 있는 제주의 국. 돗궤기국을 집에서 끓여보자.

 

   
 

▲재료

돼지고기 150g·무 120g·파 1뿌리·메밀가루 2큰술·물 5~6컵·청장 1.5큰술·다진 마늘 약간

▲만드는 법

①돼지고기는 수저로 떠먹기 좋을 만큼 납작하게 썬다.

②무도 납작하게 썰고 파는 송송 썰어둔다.

③냄비에 물과 돼지고기를 넣고 푹 끓인 후 무를 넣는다.

④무가 익으면 다진 마늘을 넣고 청장으로 간을 한다 .

⑤메밀가루를 물에 개어 풀어 넣고 파를 뿌려 마무리한다.

▲요리팁

①돼지고기는 보통 앞다릿살을 이용한다. 만일 살코기 위주로 사용하고 싶으면 지방을 조금 더 첨가하는 것이 국물맛이 좋다.

②청장이 없는 경우 국간장과 소금을 병행해서 사용한다.

③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넣어 먹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