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염분수는 염분 28psu 이하의 거대한 물 덩어리를 말한다. 양자강에서 흘러나온 대량의 담수와 바닷물이 합쳐져 만들어진다. 여기에 수온이 27℃ 이상 오르면 고수온·저염분수가 된다. 통상 양쯔강의 초당 유출량이 6만t을 넘으면 저염분수가 형성된다. 이런 저염분수가 밀려오면 어패류와 양식어류 등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의 이동속도로 볼 때 저염분수가 한 달 뒤엔 제주 서부연안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문득 1996년 이맘때 서부 마을어장에 저염분수가 유입돼 피해를 입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소라와 전복 등 수산물 184t이 폐사돼 59억원 상당의 피해를 냈었다. 지난해 8월에도 제주 연안에 염분 26psu 이하의 고수온·저염분수가 밀려와 일부 수산생물이 폐사하기도 했다. 시간이 남기는 했지만 긴장의 끈을 놔서는 안되는 이유다.
주목할 건 저염분수의 폐해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어폐류의 피해만을 걱정하지만 갈치, 고등어 등 어장 형성을 방해한다. 또 위해생물이 번식해 산란장을 훼손하고 질병 피해를 준다. 모든 어업종사자들에게 치명적이라는 얘기다.
다행히 수산당국은 예찰 강화 등 대책 마련에 총력을 쏟는 모양이다. 12일부터 저염분수가 소멸될 때까지 관측할 계획이다. 제주 서부연안에서 서쪽 110㎞ 해역까지 총 15개 지점에서 이뤄진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과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위성자료 등을 통해 저염분수 이동경로를 예보하는 등 저염분수에 적극 대응한다는 것이다.
제주연안의 정상적인 염분농도는 33~34psu 수준이다. 결국 담수와 합쳐져 어패류에 피해를 주는 저염분 유입 현상도 일종의 자연재해다. 어민들도 단계별 행동요령에 따라 마을어장과 양식장 생육상태를 상시 확인해야 할 것이다. 어느 시점에 제주연안으로 저염분수가 밀려들지 모른다. 단계별 비상체제 가동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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