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가족에 대한 이해 통해 '마음으로 소통하는 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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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가 꼬 함께 일어야 할 시
▲ 도종환 시인의 책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로 독서 대담을 나눈 안재홍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사진 왼쪽)과 정지애씨.

▲책 소개=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도종환 저)


도종환 시인이 부모와 자녀를 위한 시편 59편을 선정해 해설을 곁들인 시집. ‘자녀를 향한 부모의 사랑’을 비롯해 ‘부모를 향한 자녀의 사랑’, ‘가족의 참된 의미’, ‘부모와 자녀가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돕는 시’ 등으로 구성됐다. 젊은 날을 보내는 자녀들이 삶이 무엇인지 물어올 때, 마땅히 설명해줄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이 시집을 보여주는 걸로 도움이 되리라.

 

▲대담자
정지애: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현재 지역과 학교에서 바이올린 강사를 하고 있다. 또 남편과 함께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에서 펜션도 운영 중이다. 제주의 아름다움은 자연과 그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에 의해 나타난다고 생각하며, 제주 자연을 닮은 삶을 살고자 한다.


안재홍: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 목사. 현재 남원LH새마을작은도서관장을 맡고 있다. 어려운 인생길에서 책을 통해 삶의 지혜와 위로를 얻기를 바라며, 타인들도 그렇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읽기운동을 하고 있다.

 

▲나와 나를 낳아준 부모와의 사랑에서 모든 것은 시작된다.
개인의 일상과 일생은 가족 안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보통 내가 속했던 가정에서 앞으로 이루어갈 가정의 뿌리를 성장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정은 사회와 나라의 뿌리요, 역사의 뿌리라 할 수 있다.


가족은 서로 사랑하지만 때로는 멀게 느껴질 수도 있다. 부모와 자식은 너무 사랑하기에 바라는 것이 많고 그래서 더욱 마찰이 심하고 상처를 크게 입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따뜻한 가족의 품을 그리워한다. 부모는 자식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하며, 자식은 때로 마음 속 깊이 담긴 사랑을 부모님께 전하고 싶어 한다.


인생에 대해, 시련에 대해 말로 다 설명하기 버거울 때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한 편은 커다란 울림이 된다. 마음을 터놓고 시를 읽은 뒤라면, 더 나아가 가족이 함께 시를 읽은 뒤라면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이런 것이구나 하는 행복을 맛볼 것이다. 


안재홍(서귀포시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 이하 ‘안’): 책의 전체적인 느낌은 어떠셨나요?


정지애(이하 ‘정’): 먼저 그림이 너무 좋았어요. 꽃이 피어 있는 표지의 그림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고 제목을 보면서 마치 내가 지금 읽어야 할 숙명 같은 느낌이었지요. 사실 제가 평소에 시를 읽거나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읽는 내내 제 마음에 촉촉한 단비를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안: 이 책의 의미는 뭐라 생각하나요?


정: 우리들은 누구나 부모 없이 태어난 존재가 없잖아요. 그 누구의 생명을 통해 다시 생명이 이어가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죠. 일상적인 삶을 살다보면 내가 누구인지, 내가 잘 살고 있는지 혹은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 어떤 관계맺음을 해야 좋은지 고민도 하게 되는데 이 책의 시는 그 모든 것이 상대방이 잘하고 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어떤 마음으로 대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안: 자제들과 함께 하는 문화생활이 있으세요?


정: 우리 가족은 TV 시청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영화 관람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것이 있다면 아이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죠. 또 온 가족인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자주 타곤 합니다. 저는 읽지 않지만 아이들에게는 책을 읽으라고 강요는 하는 편이죠. 좋은 엄마 아닌가요(웃음)


안: 아드님께 읽어주고 싶은 시가 있나요?


정: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시’의 제목으로 보자면 랭스턴 휴즈의 ‘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를 꼽고 싶지만 아직 우리 아이들이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 같고, 나태주 시인의 ‘기도1’이란 시가 나을 듯합니다.


안: 엄마가 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 저는 아이들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평생직장의 시대가 아니고 평생 직업의 시대이기에 어떤 직업을 갖는가보다는 무슨 직업을 갖고 있든 어떤 태도로 사는가가 중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첫째는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성실하다고 말할 수 있겠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책임감을 갖고 감당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두 번째는 배려하는 인생을 살았으면 합니다. 혼자 사는 인생이 얼마나 고독하고 힘들겠어요. 그래서 함께 하는 이들을 배려하고 그런 관계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마지막은 감사하는 인생이 되었으면 합니다. 언젠가 인생에서 만나게 될 어려운 환경과 여건을 불평하고 불행해 하기보다는 그 가운데서 희망을 찾고 오히려 감사를 배우는 과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안: 혹시 자녀에게 편지를 써 준 적이 있나요?


정: 솔직히 생일에 형식적으로 써준 적은 있지만 감동적인 글을 쓴 적은 기억에 없네요. 이제부터는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웃음)


안: 인상 깊은 시가 있었나요?


정: 이재무 시인의 ‘민물새우는 된장을 좋아한다’ 편을 보면서 좀 많이 반성했습니다. 영어에 소울 푸드라는 말이 있잖아요. 영혼의 음식이란 어렸을 때 먹었던 음식인 셈인데, 보통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이기에 흔히 ‘집밥’이란 말로 표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근데 저에게는 소울 푸드가 있지만 제 아이들에게는 없을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부끄럽지만 찬밥에 계란 풀어서 만들어주는 ‘계란밥’을 아이들이 ‘엄마표 못난이 계란밥’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맛있게 먹어주니 고맙죠. 제주에 살다보니 친정에 자주 못 가는데 다른 어떤 반찬보다 엄마랑 먹는 밥이 최고의 밥이란 생각이 듭니다. ‘민물새우는 된장을 좋아한다’는 시에서 크게 느낌을 받았어요.


안: 꼭 추천하고 싶은 한 편의 시를 고른다면?


정: 손택수 시인의 ‘아버지 등을 밀며’를 추천합니다. 시인은 어렸을 적에 엄마와 여탕에 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아버지가 자신과 함께 목욕탕에 가지 않았던 이유를 알지 못했지요. 시인은 성장하면서 목욕탕에 부자간에 서로 등을 밀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그들에 대한 부러움이 있었다고 회고합니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가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 오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이지만 자식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흉터가 있었지요. 노동의 흔적이면서 가난으로 인한 흉터이기도 한 지게자국. 그 낙인 같은 상처인 두 줄의 지게자국을 아들은 병원 욕실에서 아버지의 등을 밀면서 회한을 고백합니다.


안: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하면 좋을까요?


정: 이 땅의 부모와 자식들이면 누구라도 읽어야 할 것 같지만, 특히 지금 자녀로 인해 가슴 아파 하는 부모에게 또 부모님과 갈등하는 자녀에게 이 책을 주고 싶습니다. 제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드는 생각이 있어요. 그건 제가 엄마를 참 많이 닮았구나 하는 것입니다. 또 제 나이에 엄마는 어떤 모습으로 사셨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 책의 시들을 읽으면서 저를 위해 부모님이 고생하셨던 것을 생각했고, 감사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는데,  다른 독자들도 당연히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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