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다/내 맨발은 모래투성이/깊은 울음은 깊은 어둠에 잠겨서야/평안해진다는 것/떠밀려온 어둠의 밀물은 다 나의 것’(시 ‘해녀 홍석낭 2’ 중)

 

흔히들 사람들은 바다를 아름답다 한다. 그 아름다움은 바다의 평안한 모습을 일컫는 것이리라. 하지만 바다를 아는 사람들은 바다를 두려워한다. 바다의 깊이를 높낮이를 변화무쌍함을 알기 때문이다.

 

허영선씨가 시집 ‘해녀들’을 발간했다. 이번 시집은 변화무쌍한 바다를 견뎌내야만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강인한 생활력과 모성애의 상징인 해녀. 살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바다의 깊이를 알면서도 몸을 던져야 했던 이들의 삶이 소용돌이친다.

 

갓 스물에 제주해협을 건너 징용 물질을 해야 했던 삶. 늙은 무르팍이 뼈와 뼈끼리 악을 쓴다 해도 물속 흐린 날만큼 하지 않는다. 동갑 할망은 전복 하나에 숨이 끊어지고, 바닷물에 휩싸여 떠내려가면서 해녀가 막숨 하나 부여잡고 소리치는 말은 ‘살려줘요’가 아니라 “우리 애기 울면 젖 호끔 멕여줍서”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살기 위해 뛰어들어야 하는 바다.

 

시집은 그들의 진짜 숨소리를 담았다.

 

저자 허영선씨는 1980년 ‘심상’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도내 일간지 편집부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 제주4·3연구소 소장, 제주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문학동네 刊,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