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범죄로 얼룩진 제주, 예삿일 아니다
음주범죄로 얼룩진 제주, 예삿일 아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술로 인한 제주사회의 폐해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보고다. 지역사회 건강조사에서 제주의 월간 음주율은 64.6%다. 17개 시·도 중 1위로 전국 최상위권이다. 그로 인해 술과 관련된 각종 범죄가 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폭력범죄가 62%를 차지한다. 치안복지에 쓰여야할 기회비용이 음주범죄 처리에 낭비되는 셈이다.

우리의 술 문화가 문제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허나 그 폐해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다는 게 문제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경우 최근 3년간 1200건을 웃돈다. 이로 인해 24명이 숨지고 2035명이 부상을 입었다. 주취 폭력도 지난해 2500건이 넘는 등 매년 증가세다. 전체 폭력범죄의 43%가 술과 관련돼 있다.

음주행패 처리에 경찰력이 소진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난해 공무집행방해사범 440건 중 87%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했다. 관공서에서의 주취소란도 2015년 136건에서 지난해 263건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여기에 지난 1~4월 발생한 가정폭력 105건을 조사한 결과도 절반에 가까운 52건이 주취자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술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사람들은 집안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친구끼리, 이런저런 이유로 매일 술과 접한다. 생활의 윤활유라는 긍정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정도가 지나치면서 그 폐해가 심각해지는데 있다. 우리 사회 병리현상의 반영이다. 음주에 대해 관대한 우리 문화가 끼친 영향이다.

선진국일수록 주취자 폭력에 단호하다. 술에 취해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것 자체를 범죄로 취급한다. 그릇된 음주를 공공의 기초질서에 반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보기 때문이다. 사람이 아니라 술이 그런 것이라며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우리와 확연히 다르다. 우리의 안이한 인식과 제도를 수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제주는 혈연과 지연이 끈끈해 경조사와 모임이 수없이 많다. 다른 지방과 달리 일터와 집의 거리가 가까워 여유가 있다. 술자리가 잦고 술을 자주 마실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술 권하는 관행이 자칫 범죄로 귀결되는 것이다. 술을 다스리고 건강음주를 실천하는 것만이 해법이다. 사회적으로 알코올 중독치료센터 설립도 검토할 일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