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장 교체, 기우(杞憂)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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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은 뭔가 다를 줄 알았다. 그런데 전임 도정들과 다를 게 없다.”

원 도정이 지난 17일 서귀포시장을 교체키로 하고 전국 공모 계획을 발표하자 도민사회는 물론 공무원 조직 내부에서 제기되는 비판의 소리다.

특히 서귀포시민연대가 지난 18일 “임기 1년을 남긴 시장을 교체하고 새로운 행정시장을 뽑아 10개월 동안 시정을 맡기는 것은 서귀포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성명을 발표했듯이 서귀포시민들의 반발은 더욱 크다.

▲물론 원 지사는 1958년생 국장급 공무원들의 2선 후퇴로 공석이 되는 기획조정실장 자리가 막중한 만큼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이중환 서귀포시장이 적임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도민과 공무원들이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해 서귀포시장을 교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임기 1년 남은 서귀포시장을 왜 바꿨는지는 차기 시장으로 누가 임명됐느냐를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전국 공모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치겠지만 원 지사의 측근이나 전임 도정과 밀접하게 관련된 인사가 낙점된다면 도민들의 우려는 현실이 된다.

이와 달리 정치성이 없고 서귀포시 행정을 잘 이끌며 미래로 나갈 수 있는 인사가 발탁된다면 이 오해는 불식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번 원 지사의 서귀포시장 교체 방침이 비판받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행정시장 임기 보장과 행정시 권한 강화를 수차례 공언해 온 것과 정면 배치되기 때문이다.

행정시장 임기 보장이 중요한 이유는 행정의 연속성이 책임 행정은 물론 주민밀착형 행정서비스 제공과 지역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데 있다.

임기 2년도 짧은 편인데 1년 만에 교체하는 것은 ‘일 좀 할 때 되니 바꾸는 꼴’이다.

사실 2006년 7월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도내 4개 시·군이 2개 행정시로 전환된 이후 지금까지 11년 동안 제주시장은 8명, 서귀포시장은 9명이 임명됐다. 이번에 서귀포시장이 교체되면 10번째 시장이다.

내년 6월 30일까지 임기를 기준으로 하면 제주시장은 평균 임기가 1년 6개월, 서귀포시장은 1년 2개월 정도다.

과정이야 어떻든 원 도정 4년 동안에도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 모두 3명씩 거치게 됐다.

▲이번 서귀포시장 교체로 염려되는 것은 하나 더 있다.

인사청문회를 감수하면서 임기 10개월짜리 행정시장을 하겠다는 인물 중 시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가 과연 몇이나 될까 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게 ‘하늘이 무너지면 어쩌나’하는 기우(杞憂)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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