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탄수화물을 생산하는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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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신경림의 시 ‘갈대’ 중)

 

갈대는 바람에 몸을 맡길 뿐 함부로 움직이는 법이 없다. 갈대가 바람과 하나가 되어 유연하게 흔들리면서 우는 것도 셀룰로오스(섬유소), 리그닌(lignin) 등 고분자의 장난 때문일 것이다.

 

일반인들도 요즘 건강과 관련하여 탄수화물, 녹말(starch, 전분), 셀룰로오스, 글루코오스(포도당) 등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들의 생김새(입체적 구조)와 인체에서 역할에 대해 자못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음식은 생명을 유지시킨다. 음식은 우리의 몸을 형성하는 모든 분자 기본 구성 요소들과 인간의 생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궁극적으로 이 에너지는 광합성이라는 경이로운 과정을 통해서 태양으로부터 제공된다.

 

식물은 태양이 없으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고개를 숙이고 겸손을 먼저 실천한다. 식물은 인간에게 아무런 조건도 없이 산소와 영양분과 에너지를 선물한다. 이런 측면에서는 식물은 인간보다 상층부에 존재하는 탄수화물의 마법사이다.

 

탄수화물은 천연물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성장하는 식물에 의해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광합성에 의해 탄생한다. 이들의 이름은 탄소의 “수화물”을 의미하는 화학식, Cn(H2O)m에서 유래되었다.

 

녹말과 셀룰로오스와 같은 탄수화물은 단당류 또는 단순당이라 칭하는 단위체로 형성된 중합체, 다당류(polysaccharide)이다. 보통 당은 단맛이 나는 탄수화물이다.

 

가장 간단한 당인 단당류는 더 이상 가수분해되지 않는 것으로 글루코오스, 프룩토오스(fructose, 과당), 갈락토오스(galactose) 등이다. 프룩토오스는 과일과 꿀 등에서 발견되는 흔한 당이다.

 

글루코오스는 우리 몸의 세포가 에너지를 위해 사용하는 당이다. 이것은 혈액을 따라 순환하는 당이므로 종종 혈당(blood sugar)이라고 불린다.

 

많은 식물 세포는 글루코오스와 같은 간단한 당을 광합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단량체 단위로 당을 서로 결합시켜 더 복잡한 탄수화물을 만든다. 수크로오스(설탕)는 글루코오스와 프룩토오스가 결합하여 형성된 이당류이다.

 

올리고당(oligosaccharides)은 글루코스, 프룩토스, 갈락토스와 같은 당이 보통 4 ∼ 10개 정도 결합한 것으로 감미를 가진 수용성의 결정성 물질이다.

 

녹말과 셀룰로오스는 모두 글루코오스의 고분자이다. 이들은 결합의 차이 때문에 상이한 3차원 구조를 지닌 중합체이다. 여기서도 화합결합과 반응의 오묘함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녹말 분자는 보통 100 ∼ 6,000 개의 글루코오스, 셀룰로오스는 1,800 ∼ 3,000 개 또는 그 이상의 글루코오스 단위를 포함하고 있다.

 

녹말에서는 글루코오스가 알파결합 (alpha linkage)을 형성하며, 인간과 동물에 의해 대사된다. 셀룰로오스에서는 베타결합 (beta linkage)을 형성하며, 염소, 소 및 다른 반추동물의 소화관과 흰개미와 같은 몇몇 곤충 내에서 사는 특정 박테리아에 의해서만 소화될 수 있다.

 

셀룰로오스는 모든 식물에 존재하고, 세포벽과 다른 구조를 형성한다. 나무는 약 50 %, 면은 거의 순수한 셀룰로오스이다.

 

인체는 어떤 산업 현장 공장보다도 복잡하고 경이로운 화학공장이다. 인체는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수많은 특정한 화합물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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