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진군이 엄마와 수술비 마련에 도움을 준 고경보 연동적십자봉사회 총무(오른쪽)의 손을 잡고 바깥나들이에 나섰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위기가정은 우리 주변 곳곳에 있다.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회장 오홍식)는 이들 가정이 재기할 수 있도록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본지는 작은 정성으로 큰 기적을 일궈내기 위해 적십자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을 매월 1회 연재한다. 【편집자 주】

초등학생 4학년 김상진군(11·제주시·가명)은 요즘 한글과 숫자를 익히는데 푹 빠져있다.

지적장애 3급인 상진이는 신생아 때 산소 결핍으로 왼쪽 뇌에 마비 증상을 겪었다.

그래서 오른쪽 다리와 팔이 지금도 불편하다. 지각 변별력이 떨어졌지만 늦게 깨우친 한글과 숫자를 익히면서 여느 아이들처럼 명랑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 발로만 의지해 서 있다 보니 작은 충격에도 계단에서 구르고 하루가 멀게 넘어지면서 다리 곳곳에 상처가 아물 날이 없었다. 또 양쪽 다리 길이가 서로 달라 척추까지 휘어진 상태다.

오른 팔과 손은 경직돼 손바닥이 바깥쪽으로 뒤틀려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오른 팔과 다리에 통증이 생기고 있다.

지금껏 제대로 된 치료를 못해 준 부모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모 기업 사택 경비원인 아버지는 월 150만원을, 장애인 활동보조원인 어머니는 월 100만원을 받고 있다.

상진이를 포함해 5남 1녀를 키우는 부모는 월 250만원의 수입으론 치료비는커녕 식비와 집세를 내기도 빠듯하다.

어머니 김모씨(48)는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재활치료와 수술을 받았으면 상진이는 고통 없이 살았을 것”이라며 “6남매를 키우다보니 도움을 주지 못한 게 평생의 한”이라며 눈물을 삼켰다.

장애인단체를 통해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전상훈)은 1000만원이 드는 수술을 무료로 해주기로 했다.

다음 달 수술을 받게 되면 상진이는 양쪽 다리 길이가 같아지게 된다. 휘어졌던 척추도 곧게 펼 수 있는 희망도 갖게 됐다.

그러나 바깥쪽으로 뒤틀려버린 오른쪽 팔과 손은 11살 소년의 꿈을 움츠리게 하고 있다.

고경보 제주시 연동적십자봉사회 총무는 600만원이 없어서 팔 수술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주위에 도움을 호소했다.

대한적십자사는 희망풍차 긴급지원사업으로 600만원의 수술비를 전액 지원해 주기로 했다.

상진이는 최근 수(水)치료를 받고 나서 통증이 완화됐다. 그래서 수영장에 가는 것을 반기고 있다. 팔·다리가 자유롭지 않아도 수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래 걸으면 몸이 아파요. 그런데 물에선 오래 있어도 아프지 않아요. 장애인 수영선수가 돼서 메달을 따면 엄마 목에 걸어 드릴께요.”라고 말하는 상진이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문의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 758-3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