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학교 무서운 아이들
무서운 학교 무서운 아이들
  • 제주일보
  • 승인 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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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前 백록초등학교장/동화작가

동화작가 송재찬이 1985년의 경험을 살려 늑대라 불리던 일진에게 시달림을 받는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2001년에 펴낸 동화책 제목이 『무서운 학교 무서운 아이들』이다. 늑대라는 아이는 약한 어린이들을 끊임없이 괴롭히지만 아무도 고발하지 않는다. 학교폭력, 집단 폭력이 보여주는 무서움 때문에 일어나는 동화의 내용은 낯선 일이었기에 제주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제주의 학교폭력을 조사를 하니 중·고등학교는 줄어들고 초등학교에 남아 있다는 방송을 들었다. 아직은 어려서 판단력과 절제력이 없는 일부 어린이들 때문에 폭력이 일어나고 폭력대책위원회가 열리곤 한다.

폭력은 학생끼리만 발생하지 않는다. 이지메로 유명한 일본 학생들이 교사들을 때렸다는 기사를 20, 30년 전에 본 적이 있는데,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절 바르기, 질서 잘 지키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학생들이 교사를 때린다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한국에서도 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일어난다.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때리는 학생과 쩔쩔매면서 매를 피하는 선생님이 나온 장면을 보면서 심한 자괴감이 들었다.

중학교 음악교사를 하는 조카가 몸이 이상해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학생들 때문에 스트레스로 그렇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이젠 제주에서도 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일어난다. 병적으로 문제를 가진 학생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너그럽게 생각해도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닌 듯하다. 적절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 환경 개선도 뒤따라야 하고.

학생들은 안다.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을. 또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도. 그래서 일탈 행동을 하는 학생들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 교권보호 위원회도 선생님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중·고등학생이라면 전학이라도 시키겠지만 초등학교는 그것마저도 어렵다. 그래서 엇나가는 어린이를 만나면 교원들만 죽어난다.

학교폭력은 학교나 교육청의 노력만으로는 소멸시킬 수 없다. 학부모들이 수시로 관심을 가지고 자녀의 행동을 관찰하고 문제가 커지기 전에 막아내야 한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주어지는 무관심과 방만한 교육은 자녀를 돌이킬 수 없는 막장으로 밀어 넣는 일이다. 과거에는 부모님들이 교사에게 때려서라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지만 지금은 무한한 사랑과 칭찬만을 요구한다. 심지어는 학교에 와서 안하무인의 행태를 부리는 학부모가 있어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선생님의 체벌은 학생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것으로 고발하여 문제가 되기도 하니 이래저래 선생님이 설 자리가 좁다.

교사가 존경과 사랑을 받지 못하면 교육 효과는 없다. 교사가 아무리 교육과정을 잘 가르치고, 생활지도를 잘하려고 해도 문제성이 있는 어린이를 만나면 교육은 후퇴한다. 가끔씩 교사의 파행적인 행동도 여과 없이 보도되어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교사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자유도 좋고, 인권도 좋지만 교사들이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교사들의 가르칠 의욕을 빼앗아버리는 일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교육이 사는 길은 교육 가족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 학교에서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행복한 학교가 구호로 그칠 것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행복한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의 모든 학교가 ‘행복한 학교 행복한 학생들’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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