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다가도 돼요?’와 ‘놀다 갈게요’의 차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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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키움학교’ 대표

지난 회 <‘놀다가도 돼요?’와 ‘놀다 갈게요’의 차이 1>에서 ‘놀다 가도 돼요?’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결국 자녀가 부모의 허락을 받기 위해 요청을 할 때 ‘된다’와 ‘안된다’의 결정은 부모가 내리는 게 아님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그런 말을 사용하지 않고 내 아이가 주도적이고 책임감 있는 자녀로 성장하려면 부모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 ‘놀다 갈게요’라고 했을 때


그렇다면 ‘놀다 갈게요.’라고 하는 아이에겐 어떤 희망이 있을까?


언뜻 생각하면 벌써부터 건방지게 혼자 알아서 결정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 부모가 조금만 균형을 잡아준다면 스스로 자기 삶을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잘 생각해보자. ‘놀다 갈게요.’라고 했을 때 안 되는 일이 무엇인지…. 그 사실만 기억하게 해주는 것이다. ‘학습지 선생님 오시는 날인데 기억하고 있는 걸까?’ 아이가 ‘그럼요. 그 시간까지는 갈 거예요.’ 하면 그만이다. 그러면 이 아이는 아무 걱정이 없다. 그동안 주도적으로 잘 키워왔음에 뿌듯한 마음이 들어도 된다. 아이에게 “그래 전화로 미리 엄마 걱정 안 하게 알려줘서 고마워!”만 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아 참! 저 못가니까 엄마가 대신 학습지 받아놔 주세요.’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해서 ‘그냥 들어와’가 답은 아니다. 그러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한 번 꾹 참고 한 마디만 더 해보자.


“엄마가 받아놓을 수는 있는데, 나중에 00가 풀다가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어떡하지?” 아마 이때 자녀는 놀고 싶은 마음에 “제가 알아서 다 해놓을 수 있어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때 부모의 대답이 중요하다.


“아~그래. 엄마가 받아놓기만 하면 틀리지 않고 잘할 수 있다고? 그럼 엄마도 아무 문제 없어. 잘 놀다 와!”하고 기다려보자.


실컷 놀고 신나서 들어온 아들은 아마도 믿고 기다려준 부모에게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열심히 문제지를 풀 것이다. 그렇게 틀리지 않고, 망설이지 않고 잘 풀어주면 정말 아무 문제 없다. (이렇게 혼자서 문제를 잘 푸는데 더 학습지를 안 해도 되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만 하면 된다. 이럴 때는 사다 푸는 학습지로 전환하면 그야말로 자기주도학습의 시작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제야 모르겠다며 짜증 내고 투덜대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부모는 차분하게 한 마디만 해주자. “엄마가 그럴까 봐서 걱정한 거거든. 이제부터는 놀더라도 학습지 시간엔 빠지면 안 되겠네.”


아이들은 경험을 통해서 배운다. 그렇게 깨달은 아이는 부모가 ‘된다, 안된다’ 말하기 전에 스스로 안되는 것을 깨닫는 소중한 경험을 한 것이다. 다음엔 ‘저 놀다 학습지 시간 전에 갈게요.’라고 말하는 자녀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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