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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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단골 대중목욕탕의 사우나 온도계가 섭씨 100도를 육박할 때를 자주 본다. 물이 끓기 시작하는 온도가 100도인데 말이다. 온도계가 고장난 게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다. 답은 물과 공기의 열전도율 차이 때문이라고 한다. 공기가 물보다 전도율이 훨씬 떨어져 같은 100도라도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습식사우나의 50도가 건식사우나의 100도와 비슷한 체감온도를 나타내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목욕탕도 아닌 실외 기온이 45도를 가리킨다면 결코 장난이 아니다. 최근 이를 뛰어넘는 폭염이 세계를 달구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주만 해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최고 기온은 47.8도였다. 중동 지역은 50도 안팎을 기록했다. 파키스탄 투르밧 지역의 기온은 53.5도까지 치솟았다. 지구온난화가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최고 기온은 2005년 여름 이란 루트사막의 70.6도다. 이곳은 소금호수가 말라붙어 생긴 분지 형태의 사막이다. 과학자들이 시험삼아 생우유를 뚜껑 없는 병에 담아 놔뒀지만 상하지 않았다. 너무 더워 박테리아가 번식할 수 없었단다.

우리나라도 관측 사상 40도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 1942년 8월 1일 대구가 지금까지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서울은 1994년 7월 24일 38.4도가 최고 기록이다.

올 여름 무더위도 보통을 넘는다. 지난 13일 경주가 39.7도까지 올라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제주는 지난 24일 구좌읍 김녕리가 38.6도까지 오르는 불볕더위를 기록했다.

특히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가 19일째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눈 뜨면 폭염이고, 눈 감으면 열대야다.

▲무덥지만 숙면이라도 취할 수 있으면 그럭저럭 견딜 만하다. 근데 그게 여의치 않다. 열대야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연일 되풀이되는 것이다.

열대야 대처법의 하나로 시트를 냉장고 안에 넣었다가 깔고 자는 게 있다. 체온을 낮춰줘 잠 드는데 진정효과를 낸다. 얼린 완두콩이 가득 든 병을 만지며 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천천히 녹아 밤새 냉기를 발산한다. 선풍기만 있을 땐 얼음 든 그릇을 앞에 놔두면 바람이 훨씬 시원해진다. 게다가 요즘은 얼음이 지천이고 냉방기가 도처에 있으니 더위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올해 무더위는 10월까지 이어진다는 게 기상청 예보다. 어느 해보다 더위와 싸울 각오를 해야 할 것 같다. 뭐니뭐니 해도 적당한 운동과 영양 보충으로 내성을 키우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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