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여름, 산후조리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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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성 한국병원 산부인과장

최근 몇 년 새 유난히 여름이 길어진 것 같다는 생각, 많이 하셨죠? 일평균 기온이 20도를 넘은 날을 여름의 시작일이라고 보는데, 실제로 지난 100년 새 여름 시작일은 6월에서 5월로 한 달 가까이 앞당겨졌습니다. 지독한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작년, 제주는 1년 중 무려 143일이 여름이었다고 합니다.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올해도 여름이 아주 길 것 같은데요. 길어진 여름에 힘이 드는 사람들 중에서, 막 출산한 산모분들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따뜻한 방 안에서 솜이불과 두꺼운 옷으로 땀을 내는 고유의 산후조리 방법을 따르지는 않더라도, 혹시 모를 산후풍 걱정에 찬바람 한 번 마음 놓고 쐬기가 어렵습니다.

 

여름철 산후조리를 할 때 과하게 땀을 내는 것은 금물입니다. 일부러 땀을 내면 대사량이 떨어지고 탈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덥고 습한 환경에서는 질염이나 방광염 등 염증성 질환이 생기기 쉬울 뿐만 아니라 갓 태어난 아기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이가 5도 정도 되도록 적절히 냉방을 하고, 실내 습도는 60도 이하를 유지합니다. 또한 산모는 찬바람이 직접 살갗에 닿지 않도록 얇은 긴소매 옷을 입고 발목을 조이지 않는 면양말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얼음을 띄운 아이스커피나 시원한 아이스크림, 빙수 등은 잠깐이나마 더위를 잊게 해주는 고마운 음식인데요. 임신 중에는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분비량이 많아져 잇몸이 예민해지고, 출산 후에는 뼈가 느슨해지며 위장과 치아의 기능이 저하됩니다. 이러한 증상은 출산 후 6주 정도가 지나야 정상으로 돌아오므로 이 기간 아이스크림, 빙수, 얼음이 들어있는 음료 등 10도 이하의 찬 음식은 삼가야 합니다. 수박, 참외 등 여름 과일이나 찬 물도 상온에 얼마간 두어 찬기가 가신 뒤 먹도록 합니다.

 

과거에는 산후조리 기간에 산모가 가능한 물에 닿지 않도록 했지만, 현재에는 샤워시설이 청결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5~10분 정도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샤워해 분비물이나 땀 등을 씻어내고 청결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샤워가 부담스럽다면 땀을 잘 닦아주고 깨끗한 마른 옷으로 자주 갈아입는 것도 청결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다만 받아 놓은 물에 들어가서 씻는 욕조 목욕은 최소 6주 후 오로가 완전히 멈춘 뒤에 해야 합니다.

 

또한 날씨가 덥다보니 바깥출입을 최대한 자제하게 되는데요. 가벼운 활동은 회복에 도움이 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도 좋으므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주도록 합니다. 출산 2주차부터는 야외에서 가벼운 운동을 해도 무방한데요. 면역력과 체력이 떨어져 있는 만큼 오후 2시~5시 사이의 가장 더운 시간을 피해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걷기 운동 등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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