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너무 덥다. 밤낮으로 덥다. 여름휴가를 맞아 ‘남해안으로 피서여행 가자’는 며느리의 제안에 대해 어머니는 ‘죽어도 집에서 죽주. 이 더위에 어디 강 생고생허젠 햄시니’라며 단호히 거절하셨다.

올 여름 제주에는 유례 없는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사건 사고가 속출하고 열사병과 열탈진으로 인한 인명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제주지역의 여름 날씨가 앞으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지구온난화현상으로 인해 여름철 폭염이 장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는 등 기온상승과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엄청나다. ‘유엔대학교 글로벌보건국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에 따르면 2030년 우리나라는 10억 달러(약 1조 1100억원)정도의 국내총생산(GDP) 손실을 볼 것이라고 한다.

현재 제주지역은 연일 폭염 속에서 가뭄과 국지성 호우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지역에 따라 가뭄으로 인한 농산물 생산량 감소와 국지성 집중호우에 이은 병충해 발생으로 생산량 감소 등이 우려된다. 또한 농산물 생산량 감소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은 신선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농민층과 서민층이 더 타격을 받게 된다.

폭염으로 인한 산업구조의 변화도 예상된다. 폭염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생산과 소비 활동이 위축되기는 하지만, 더위를 피하는 것과 관련된 냉방가전과 일부 서비스 업종, 편의점 음료수 등의 매출이 늘어난다.

그러나 폭염 탓에 야외 활동을 최대한 줄이려는 사람이 많다 보니 유동 소비인구가 줄게 되어 레저, 피부관리, 종합의류, 전통시장 등의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 특히 냉방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전통시장의 경우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

여행, 레저, 숙박, 음식업 등의 경우 무더위를 피해 산이나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휴가지에서 야외 활동을 줄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

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집에만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매출이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 작년에 비해 올해 제주지역 해수욕장 이용객이 감소한 것도 이와 연관성을 갖는다고 보아진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재난이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사업기회이다. 제주지역 산업 생태계를 염두에 놓고 보면, 기온상승에 적응하기 위한 의류?섬유?소재산업의 변화를 예견할 수 있다. 갈옷이나 제주지역 천연염색을 이용한 신소재 의류나 침구류, 아토피 예방의 기능성 의류, 단열이 뛰어난 커튼이나 벽지 등의 시제품 개발과 상품화가 필요해 보인다.

눈에 보이는 가뭄이나 폭염 피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오존이나 자외선으로 인한 피해도 그 규모가 엄청나다. 이에 대비한 헬스케어나 스킨케어, 항노화분야도 전망이 밝아 보인다. 자외선 차단, 피부발포 억제, 피부노화 방지 등의 기능성 화장품이나 마스크 팩, 아이 팩, 풋 팩 분야는 제주지역 관련 업체들이 이미 상당한 시장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집중 투자하면 충분히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제주의 물과 청정 농산물을 활용한 건강음료 제조업도 전망이 밝다. 제주산 농산물에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과 용암해수의 미네랄을 혼합하여 폭염 날씨에도 탈수를 방지하고 기력을 시킬 수 있는 건강음료를 상품화하고 이를 홍보?마케팅하면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도내 IT, ICT업체가 보유한 ICT기반 센서기술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등을 활용하여 독거 노인, 저소득층, 복지 사각지대 계층의 폭염으로 인한 재난을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산업적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