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이 실종된 막장 사회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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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구. 시인·수필가·전 애월문학회장

장관 등 공직자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 특권과 반칙, 거짓 해명으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치인의 모습에 우리는 인문학이 실종된 막장사회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삶의 가치와 부끄러움이 뭔지를 아는 인간성 회복을 위해서 인문학적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切感)했다. 우리의 교육은 문학과 역사와 철학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 문학과 역사와 철학은 모든 학문의 근간이자,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려면 반드시 깨우쳐야 할 진리를 담고 있다. 글로벌 교육도 중요하지만, 내 아이가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문학과 역사와 철학의 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본다.

 

인문학은 인간의 시선을 인간 본연에 되돌린다. 인문학을 이해한다면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가질 수 있게 되며, 어떤 역경이나 위기의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작금의 한국 사회에서 인문학은 실종되어 인문사회과학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공동체적 규범과 가치가 날로 황폐화 되고, 인간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해괴하고 망측한 강력 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인문학의·위기는 결국 사회공동체의 비판의식 마비와 철학의 실종, 그리고 윤리의 타락을 초래한다. 반칙으로 정의롭지 못하고 부패해도 능력만 있으면 대우받고, 불법·비리·부정·탈법의 백화점을 차려도 출세하면 그걸로 끝인 세태를 이제는 초등학생도 삶의 지혜로 받아들일 지경이 되었다.

촛불 혁명으로 집권한 문제인 정부는 뭔가 다르겠지 하고 기대를 했는데, 장관 등 공직후보자 청문회는 박근혜 정부와 똑 같은 수준이었다. 위장전입(僞裝轉入)으로 부동산 투기, 자녀 부정입학은 명백한 ‘범죄’다. 음주운전은 미필적 고의의‘ 살인’ 행위이다. 음주운전의 전과는 일반 공직자들은 승진에서 탈락하는 것이 일반 상식인데 승진하고 처벌도 받지 않았으며, 방산비리 보고 묵살 의혹도 불거졌지만, 낙마하진 않았고 비고시 출신, 비육사출신으로 유리천정을 깨었다는 논리로 임명되었다. 청와대 모 행정관은 자서전에서 입에 담지도 못할 고백으로 여당 여성의원들까지 사퇴를 촉구하는 모습에서 인문학이 실종되어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막장사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잘못은 지금 당장 바로 바로잡아야 한다. 적폐 청산과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 수 있고,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문제가 심각한 공직 후보자에 대한 조치는 정권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기강의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심각한 거짓말을 하고 위법을 반복한 인사가 청문회를 거치고도 한 정부 가운데 앉으면 그 국가에 영(令)이 제대로 서겠는가. 관리의 폭정을 비판하면서 수령이 지켜야 할 지침을 밝힌 목민심서를 집약한 다산 정약용 선생이 요즘 공직 후보자 인사 청문회를 보았다면 “쓰레기 같은 놈들. 모두 사라져 버려”라고 불호령을 내리리라 생각 해 본다.

인문학이 실종되어 창의적인 문학적 상상력도 잃어버리고,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역사적 뿌리도 망각하고, 가치 있는 삶의 무엇인지, 자신이 어떻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삶의 철학도 정립하지 못 한 채 입신영달만 바라는 세태에서 인문학의 역할과 인문학의 힘을 다시 한 번 생각게 한다. 인문학은 인간이 인간답게 하는 것이 인문학의 힘이다.

 

수천 년 전 공자는 인간다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것, 이것이 현재 타락하고 각박한 현실에 우리가 되새겨야 할 가치이며, 이것을 바로 알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의 역할이 아닐까? 점점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성이 상실해 가는 우리에게 인문학은 이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주제는 바로 인간다움이다. 한동안 빛을 못했던 인문학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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