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제주하늘, 갈수록 혼탁해진다니
청정 제주하늘, 갈수록 혼탁해진다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맑고 깨끗한 제주하늘을 언제까지 자랑할 수 있을지 참으로 걱정이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경유자동차와 오염물질 배출사업장이 급증하면서 대기환경이 악화되는 탓이다. 늘 청정을 내세우던 제주가 그 이미지와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중국발 오염물질까지 가세해 대기질 악화는 물론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제주지역 자동차 46만7200대 가운데 42%(19만7200대)가 경유차다. 2000년 6만6200대에서 무려 198% 급증했다. 전체 차량 중 경유차의 비중도 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사람들이 연료비는 싸고 연비가 좋은 경유차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로 인해 대기오염이 한층 심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뿐만 아니라 오염물질 배출사업장도 1995년 31개에서 지난해 293개로 9배 이상 늘었다. 최근에는 매연과 강한 일사가 작용해 가스 형태 오염물질인 오존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오염 요인이 많아지면서 제주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청명한 날씨인데도 대기질이 ‘나쁨’ 수준을 기록하는 날이 늘고 있는 거다.

이쯤이면 ‘청정 제주’라는 수식어 자체가 부끄러운 상황이다. 전국 시·도별 대기 청정순위에서도 잘 드러난다. 제주는 2012년까지 늘 수위를 유지했으나 2014년 8위, 2015년 6위, 2016년 5위 등으로 밀려났다. 제주하늘에 직격탄인 중국의 황사 공습도 한몫한다. 이러다간 제주 하늘이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조차 싫어진다.

대단위 공단이 많지 않은 제주는 대기오염 상당 부분이 경유차 배출물질에 기인한다. 급격한 차량 증가로 서울 도심에 못지 않은 제주 교통난이 그를 입증한다. 청정 제주의 환경오염 주요인이 배출가스라는 얘기다. 자동차가 내뿜는 배기가스는 인체에 더없이 해롭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환경재앙과도 상관관계를 갖는다.

이로 볼 때 제주도가 녹색성장을 위해 내건 ‘탄소제로 도시’라는 슬로건이 무색할 지경이다. 늦지 않게 대기환경의 기준을 강화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관련 조례를 제정한 충남도의 경우를 참고할 일이다. 자동차 수요를 조율할 수 있는 총량제 등의 대책도 검토할 때가 됐다. 오염원 차단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해법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