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제주자치도는 줄기차게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서 관광객 3000만 시대를 활짝 열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지역경제 성장과 새로운 제주도약을 일구어 나가겠다고 했다. 물론 과도한 관광객 입도가 도민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거나 득보다는 실을 더 클 것이라는 항간의 우려에 대하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특히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 특수가 사라질 위기상황에서도 그에 따른 정책 변화 조짐은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았다.

최근 이태리 베네치아에서는 공동체가 수용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난 관광객 폭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광객 규모가 하루에 6만명, 연간 3000만명에 이르면서다. 그 결과 주거환경 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집값 폭등이 일어나고, 집을 사는 것은 고사하고 장기 임대조차 하기 어려운 처지로 시민들이 내몰리고 있다. 더욱이 1960년대 12만 명이었던 베네치아 인구가 2016년 현재 그 반 토막 이하로 급감했다. 또한 주거환경 등이 악화되면서는 시민 약 2000명의 시민이 매년 베네치아를 떠나는 실정이기도 하다.

현재 제주의 경우도 문제는 심각하다. 고작 관광객 1500만 시대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수원 문제, 쓰레기 대란, 교통대란, 주거난 등이 혼재(混在)됨으로써 악순환이 반복되는 양상이 현저하다. 물론 이런 악재들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행정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도민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매우 역부족이다.

특히 공공시설을 건설 또는 축조함에 있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제반 변동 상황을 가능하면 예측해 이를 반영하여 건설하거나 축조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못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일 지경이다.

이럴 진데 제주자치도가 만약 신공항을 건설하고 신항만을 축조해 관광객 3000 내지 4000만 시대가 열린다면, 제주자치도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전혀 좋은 희소식이 아닐 것이 뻔하다.

사실 베네치아 사태는 어떤 경우든 관광산업에 관한 한, 도민으로 하여금 과욕은 금물이라는 이치를 터득하게 한다. 또한 과욕이 지나쳐서 어느 한계를 벗어날 경우 베네치아 이상의 치명적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그래서 제주에서도 여차하면 베네치아 사태와 유사하거나 아니면 그 이상의 암울한 사태가 돌발할 것임을 예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가? 관점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달리 또는 유사하게 개진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차제에 가칭 ‘관광객수용총량제’를 입안하여 시행하면 어떨까 한다.

즉, 특정 시점에서 당시의 제주의 제반 여건과 환경을 충분히 감안하여 필요한 수용시설과 수용태세가 갖추어졌다고 판단되는 경우 도민과의 진지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수용 가능한 관광객 범위를 설정하여 운용하는 것이 어떠냐 하는 것이다. 물론 이를 입안하는 경우에는 제주개발종합계획을 변경하는 시점에서 하면 어떨까 한다.

왜냐하면 지금도 여러 가지 심각한 논란이 야기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베네치아 사태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구나 관광객 규모를 베네치아보다 훨씬 더 큰 상수로 예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차하면 지하수 오염 등과 같이 도민 삶에 치명적일 수 있는 중대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공론화는 미래세대 입장을 존중하고 이들의 삶의 질을 쾌적하고 건강하게 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