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견만리(明見萬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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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논설위원
미래학자 버크민스터 풀러는 ‘지식 두 배 증가 곡선’으로 인류의 지식 총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설명한다. 19세기까지는 지식 총량이 100년마다 2배씩 늘었지만 1900년대부터는 25년으로 빨라졌다는 거다. 현재는 그 주기가 13개월로 줄었으며, 2030년이 되면 3일로 단축된다고 한다.

폭발적인 지식 증가로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요구된다. 즉 ‘만리 앞을 내다본다’는 명견만리(明見萬里)가 필요하다는 거다. 이 말은 관찰력이나 판단력이 매우 정확하고 뛰어남을 이르는 사자성어다.

▲요즈음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읽은 책 ‘명견만리’가 화제다. 책은 각계의 명사가 나와 강연 형식으로 자신의 경험과 지식 등을 풀어가는 동명의 KBS 프로그램을 엮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 등이 출연해 우리 사회의 절박한 어젠다를 효과적으로 공론화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은 ‘인구ㆍ경제ㆍ북한ㆍ의료’편, ‘윤리ㆍ기술ㆍ중국ㆍ교육’편, ‘정치ㆍ생애ㆍ직업ㆍ탐구’편 등 3권으로 구성됐다. 베이비붐 세대의 내일, 인구 절벽, 중국의 부상, 김영란법의 미래, 유전자 혁명, 치매 사회, 착한 소비, 반부패, 자영업의 현실 등을 폭넓게 다뤘다.

책은 먼 미래의 일이나 정책 입안자들의 고민처럼 생각하기 쉬운 사안들이 우리 모두에게 닥친 문제라고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하고 절박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그 해답을 찾는 여정을 담은 셈이다. 그런 점에서 가까운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휴가 복귀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회 변화의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고 겪어보지 않은 세상이 밀려오고 있는 지금, 명견만리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며 “개인도 국가도 만리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10년, 20년, 30년은 내다보면서 세상의 변화를 대비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다가올 세상이 지금까지와 다르다면 정치도 정책도 그러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미래의 모습에 대해 공감하고 그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공감하기 위해 일독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제주가 ‘갈등의 섬’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종 현안을 놓고 크고 작은 갈등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제2공항, 해군기지, 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 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명견만리’ 없이 일을 추진한 탓이 크다. 이래저래 우울한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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