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날씨에도 초복·중복·말복으로 이어지는 삼복(三伏)이 가장 더운 때다. 그중 맨 나중 손님인 말복이 오늘이다.

해마다 이맘때인 삼복절(三伏節)은 공식에 따라 정해진다. 하지로부터 셋째 경일(庚日)인 초복에서, 넷째 경일 중복, 입추 후 첫째 경일 말복까지이다. 그래서 초·중·말 삼복을 삼경일(三庚日)이라고도 한다. 보통 삼복 기간은 20일이다. 올해는 말복이 중복 스무날 뒤에 오는 월복(越伏)이라 복달 더위 기간도 열흘이나 더 길다.

복날을 가리키기도 하는 ‘엎드릴 복(伏)’자는 너무 더워 사람(人)이 개(犬)처럼 엎드려 있다는 의미를 담은 문자다. 가을이 여름 집에 놀러 왔다가 그 열기에 질려 넙죽 땅에 엎드려 기를 못 편다는 뜻이다. 여름 한더위를 잘 보여주는 글자다.

▲예부터 복날에는 더위로 잃은 입맛을 돋우는 보양식을 즐겨 먹었다. 인기를 끈 것은 복죽(伏粥)과 계삼탕(鷄蔘湯), 개장국, 민어탕 등이었다. 닭칼국수도 삼복메뉴였다.

복죽은 붉은 팥과 찹쌀로 만든 죽이고, 계삼탕은 지금의 삼계탕이다. 더위 탓에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입맛이 없을 때 고단백·저지방 음식을 먹으면 소화도 잘되고 영양도 만점이다.

특히 복중에 개장국을 많이 먹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음양오행설에서 만날 수 있다. 개고기는 화(火)요, 복(伏)은 금(金)인데, 화의 기운으로 금의 기운을 눌러 이긴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더운 성질의 탕을 먹음으로써 더위에 지친 몸을 이열치열로 회복시켜 준다는 거다.

미역초무침과 청채, 냉면 등 시원한 냉탕 요리도 제법 많다. 찬 음식인 냉면에 따뜻한 성분의 겨자를 곁들인 것도 놀라운 지혜다.

▲보통 여름이 절정이면 가을도 멀지 않았다. 근데 올 무더위는 10월까지 이어진다는 기상청 예보가 있다. 어느 해보다 폭염과 싸울 각오를 해야 한다는 거다. 실제 말복을 앞둬서도 곳곳에 폭염경보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속담에 삼복더위엔 논두렁의 개구리도 꿈쩍 않고 엎디어 있다고 했다. 곧 절제 있는 생활을 권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더위가 싫다고 짜증만 내기보다는 시중의 피서법으로 극복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얼음팩, 얼린 페트병, 목재인견, 까슬까슬한 아사로 만든 홑이불, 옛날식 죽부인이나 편백나무로 만든 목부인 등이 몸의 열기를 잡아준다고 한다.

열대야에 잠이 안 오는 건 우리 몸이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는 것이다. 휴가 며칠 지내고 맡은 일 열심히 하다 보면 더위가 무릎 꿇는 날이 있을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