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기후환경에 처한 제주 감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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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제주감귤농협조합장 논설위원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짜증날 정도로 길었던 장마는 온데간데없고 장마전선은 내륙지방에서만 오르내리락 하고 있다. 세상이 변한 것 같다. 폭염 아니면 국지성 호우다. 최고 기온 38.6℃를 기록한 곳도 있었다고 하니 즐거운 마음으로 숙면을 취할 수 없다. 하루 생활이 고달프다.

농업인들은 무덥거나 추우면 본인보다는 감귤을 먼저 걱정한다. 춥거나 더워서 못 견디고 있지는 않은지. 추우면 보온하거나 가온을 하면 되지만 금년과 같은 폭염환경에서는 선풍기를 작동시키거나 에어컨을 설치하고 가동시키고 싶은 심정일 게다. 평상시에는 가온하다가도 5월 중하순만 되면 감귤나무가 더워하지는 않을까 하고 가온을 중단하고 측창도 개방하는 게 일반적인 다. 올해는 천정과 측창을 모두 개방해도 폭염환경에 놓이다 보니 하우스 내부는 말할 필요도 없이 훨씬 더 무더울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인위적으로 하우스 내부온도를 조절할 길이 없다. 과거에는 기온이 최고조에 이를 즘에 스프링클러로 공중살수를 해 온도를 낮추려고 시도했지만 득보다는 실이 많아 방도를 찾을 길이 없어 농심을 애태우고 있다. 게다가 가마솥더위라서 감귤원에도 갈 수 없을 정도이다 보니 현장을 확인할 방도가 없어 더욱 속이 타들어 가는 것 같다.

기온이 38.6℃라면 하우스 내부 온도는 몇 도나 될 것인가. 지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45℃ 이상은 될 것이다. 그렇지만 폭염에 의해 감귤나무가 고온피해를 받았다는 소식은 접하지 못했다. 감귤은 아열대 작물이다 보니 폭염환경에서 생육하는 게 적합하다. 하우스 내부는 폭염환경 연출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관행 재배기술에서 탈피하고 폭염농법을 도입해야 된다는 게 10여 년 전부터 거론됐다. 이에 동참하는 농업인들이 증가하다 보니 폭염환경에도 차창 너머로 측창이 닫혀있는 하우스들도 보인다.

이들 농업인들은 폭염이 기승을 부려도 이미 이와 같은 경험을 한 터라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유자적하게 생활하면서 폭염환경에 적합한 재배기술을 터득하고 있다. 금년에는 폭염경보가 발령될 정도로 기온이 높다. 하우스는 물론 노지재배 작물도 폭염환경에 처해 있으니 이에 적합한 기술이 개발되든지 아니면 작목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한 것 같다.

우선 폭염환경에서 감귤의 생육이 멈출 것인지 아니면 어떤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지 살펴볼 여유가 있어야 될 것이다. 기온이 높다보니 토양수분이 충분한 감귤원에서는 생육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온도 면에서는 지나침이 없다는 것이다. 수분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수분 스트레스 감응 속도가 매우 빨라서 단기간 내에 감귤나무에 스트레스를 부여할 수가 있어서 품질의 향상 속도가 가파르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과거에 비해 기온이 높아진 폭염환경에서는 사람들은 생활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감귤나무 성장에는 적당한 환경이다. 노지에서도 농업용수가 확보되고 관수에 의해 수분공급만 충분하다면 수세가 왕성한 감귤나무로 자랄 수가 있다.

또한 고품질의 감귤을 생산하기 위해 짧은 기간에 토양을 건조시킬 수가 있다. 생산량을 증가시키려고 한다면 관수를, 품질을 향상시키려고 한다면 절수를 하면 목적하는 바가 이루어질 수 있게 됐다.

감귤은 위기에 처한 게 아니고 호기로 전환되고 있다. 품종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온도와 수분조절에 의해 품종의 제 특성을 발현시킬 수가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감귤에서 희망을 가진 사람들은 꿈과 같은 일들이 펼쳐질 것이다. 그렇지 않고 관행 기술에 의존하다가는 수확 시기가 되면 부피·부패로 연결되어 상품성이 떨어지고 위기로 전락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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