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부교구장 주교는 교회법에 의해 교구장 승계권이 있는 주교로, 교구장이 퇴임하면 자동적으로 교구장 직무를 계승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문창우 부교구장 주교의 서품은 제주 천주교사에 한 획을 긋는 경사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올해가 제주교구 승격 40주년이 되는 만큼 그 의미는 더 없이 각별하다.
그래서일까.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의 주례로 이날 오후 8시부터 진행된 서품식엔 4000여 명에 이르는 교구 사제와 수도자, 신자, 각계 인사 등이 참석해 제주교구 출신 첫 주교의 공식 탄생을 축복했다. 제주종교인협의회의 불교ㆍ원불교ㆍ개신교 대표. 세월호 유가족, 강정마을주민, 제주4ㆍ3유족회 등도 함께해 문 주교의 서품을 환영했다. 본지 또한 문 주교와 제주교구민 모두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
제주교구가 새 주교의 탄생을 계기로 정의로운 세상,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한층 높아지기를 바란다. 문 주교가 사회교리 실천에 앞장서 왔기에 더욱 그렇다. 그가 내놓은 저술 대부분이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담고 있다고 한다. 문 주교는 일반 대학시절부터 사회의 고통과 아픔에 남다른 공감대를 이뤄왔다.
문 주교는 이와 관련 답사를 통해 “제 미션은 제주의 복음화”라며 “교회가 제주를 위해 죽었는가를 물으며 제주를 위한 교회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예수님의 유언인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를 실천하기 위함”이라며 구체적인 키워드로 섬김과 사랑, 기쁨과 은총의 리더십을 제시했다.
한데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는 문 주교의 사목 표어다. 우리 사회의 아픔과 갈등, 시련까지도 기꺼이 품어 하느님 백성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 표어는 그가 사제서품 때부터 오래도록 가슴에 품어오던 성구이다. 앞으로 문 주교의 행보에 도민들의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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