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은 사철 이용하는 식재료이다. 제주에서는 보통 11월에 수확해 도정한 메밀쌀로 밥을 지어 먹기도 했고 가루를 내어 조베기(수제비)나 메밀칼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집안 대소사에 빙떡이나 전을 부치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몸국이나 접짝빼국 등 국을 만들 때 걸쭉하게 풀어 넣기도 했다. 그리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봄 메밀을 수확해서는 가을 햇메밀을 수확할 때까지 한여름에도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집안 대소사에 빼놓지 않고 만들었던 음식 ‘메밀묵’도 있는데 보통 두 가지로 분류된다. 메밀가루에 물을 섞어 가열하면서 쑤는 일반적인 ‘메밀묵’과 메밀쌀을 물에 불려 베주머니에 넣고 물속에서 주물러서 뽀얀 메밀 전분만을 우려내서 쑤는 ‘청묵’이 그것이다. 묵이라는 음식 자체가 곡식의 전분질을 호화시켜 굳히는 음식인 만큼 은근한 불로 장시간 가열하지 않으면 안 돼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만들었던 것이다.

요즘은 탄력감이 좋은 묵은 동부콩으로 만든 동부묵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고 메밀 청묵은 어느새 사라져버렸다. 마트나 재래시장의 식료품 매장에는 다른 지역에서 만든 포장 묵이 매대를 차지하고 있고 제주산 메밀로 만든 제주 메밀묵은 구입 자체가 힘들다.

전국 메밀 유통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메밀 주산지인 제주에서 우리의 고유한 메밀묵이 사라져 버린 현실이 제주의 향토 식품산업이 도민들에게 얼마나 외면당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인 것 같아 씁쓸하다.

간혹 오일장이나 재래시장에서 제주산 메밀묵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는데 제주도민 모두가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길 간절히 빌어본다.

 

   
 

▲재료

메밀묵 200g·신김치 30g·오이 6분의 1개·당근 4분의 14개·메밀싹 약간·실파(부추) 약간·청장 1큰술·검은깨 약간

다시물 : 물 1000cc·다시마(5x5㎝) 4장· 다시멸치 10~15마리

▲만드는 법

①냄비에 물과 다시마, 멸치를 담아 중불로 서서히 가열하다가 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를 건지고 센불로 1~2분 정도 더 끓인 후 불을 끄고 멸치를 건져낸 후 차갑게 식혀둔다.

②묵은 두께 2~3㎝ 크기로 길이로 썰어 그릇에 담는다.

③신김치는 잘게 다지고 오이, 당근은 채 썰고 실파는 송송 썰어 고명으로 얹는다.

④차갑게 식힌 다시국물에 청장으로 간을 한 후 묵이 흐트러지지 않게 그릇에 조심히 부어주고 메밀싹을 올리고 검은깨를 뿌려준다.

▲요리팁

①묵과 채소들도 차갑게 보관한 후 조리한다.

②얼음을 넣고 싶으면 다시물을 얼려두었다가 사용하는 것이 좋다.

③채소는 기호에 따라 양파, 파프리카 등 샐러드에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