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승생수원지 지하공 뚫어도 물 채우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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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및 유입량 등 설계 오류 논란...원인 규명해야
▲ 도내 최대 규모의 어승생 제2수원지(50만t)가 맨 마지막 취수구까지 보일 정도로 바닥을 드러내면서 원인 규명이 시급해졌다.

도내 최대 규모의 저수량(50만t)을 보유한 제주시 노형동 해발 680m에 들어선 어승생 제2수원지 수량 확보를 위해 지하수 관정 2공을 뚫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한라산에서 자연적으로 유입되는 계곡물이 아닌 지하에서 뽑아낸 물로도 저수지를 채우지 못하면서 입지 및 설계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규모 수원지 기능 상실=가뭄 때 중산간마을의 급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2013년 458억원을 들여 건립한 어승생 제2수원지는 장기간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현재 맨 마지막 취수구 근처까지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 7일부터 7개 중산간마을에서 제한 급수가 단행돼 15일째 이어지면서 주민 4400명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앞서 2013년에도 18일 동안 제한급수가 실시됐다.

이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제주도상하수도본부는 지난해 수원지 인근에 지하관정 2공을 뚫었고, 지난 7월부터 하루 최대 800t의 지하수를 뽑아 저수지를 채워놓고 있다.

당초 설계대로라면 한라산에서 1일 1만5000t의 물이 유입돼야 하지만 현재 5000t(33%)만 유입되고 있다.

고병련 제주국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어승생 제2수원지는 2010년 착공 당시 최적의 입지가 아닌 토지 수용과 국비 지원을 우선시 하다 보니 기초조사가 부실했다”며 “자연증발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수지를 깊게 파고 수면적은 최소화해야 하는 데 이와 반대로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이어 “위치 선정이 부적절해 일부 실무자들이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급수난 되풀이 원인 규명해야=어승생 제2수원지는 한라산 해발 1700m 윗세오름에서 발원한 물이 1200고지 와이(Y)계곡의 수로를 통해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 내습 시 한라산에는 624㎜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그런데 그해 11월 수원지의 저수량은 한 달 만에 13만t으로 떨어져 가을철 제한 급수가 검토됐었다. 

한라산 원류에서 유입되는 물은 넘쳤는데 정작 저수지에선 물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여기에 대형 태풍이 강타할 때면 와이(Y)계곡의 축대가 무너져 큰 돌이 수로를 막고 있으나 중장비를 제 때 동원하지 못해 한 달간 수로를 뚫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어승생 제2수원지가 가뭄 때마다 중산간마을의 급수난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원인 규명과 함께 저수지 추가 건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도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어승생 제2수원지는 한라산의 강수량에만 의존하다보니 수위 조절이나 급수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지난해 가을과 올 여름에 해안지역에는 폭우가 쏟아진 반면, 유독 한라산에는 큰 비가 오지 않으면서 저수지 수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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