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레 바다가 눈으로 들어온다. 사면이 바다인 제주도엔 여름철이면 바다를 찾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해변마다 넘치는 인파와 차량들 통에 도민은 슬며시 해수욕을 자제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름다운 바다를 보전하기 위하여 바다 정화 활동에 참여했다. 모두가 땀을 흘리며 열심히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아름답다. 두어 시간 청소로 너저분하던 바닷가가 밝은 미소를 짓는 것 같다.

제주도 해안 쓰레기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일만 톤이 넘는 쓰레기와 전쟁을 치른다. 봉사단체, 어선주협회, 어촌계, 청년회 등에서 정화를 해 보지만 역불급이다. 늘어만 가는 해양 쓰레기에 제주도청 해양수산국은 여름이면 비상이 걸린다. 각 읍·면· 동사무소도 지역으로 밀려오는 쓰레기를 처리하느라 분주하고 일손이 모자라 아우성이다.

쓰레기를 분류해 보면 스티로폼과 페트병, 플라스틱 종류가 80%를 차지한다. 페트병은 중국과 일본에서 흘러온 것도 꽤 섞여 있다. 외국 선박에서 버려진 것과 해류를 타고 국경을 넘어온 것들이다. 문제는 외국 쓰레기가 2012년도 6.8%에서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 쓰레기도 ‘세계는 하나다.’라는 말에 이렇게 발맞추려나.

국내 발생 쓰레기 중에 페트병은 가벼우므로 육상에서 버려지고 하천을 통해, 또는 바람에 의해 바다로 유입되는 것이 많다. 클린하우스마다 넘치는 쓰레기를 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모두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으면 좋으련만.

청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다. 삼양에서 앞서 달리는 차량 윈도가 스르르 내려갔다. 팔뚝이 굵직한 남자가 담배꽁초를 시작으로 온갖 쓰레기를 내던지기 시작했다. 바람에 날리어 이리저리 흩어지는 종이와 비닐, 길옆으로 던져지는 빈 캔과 페트병, 부러 집에서 가져온 것 같은 자지레한 쓰레기를 계속 던지며 달린다. 전조등을 깜박이며 경고를 보내 봤지만 아랑곳없다.

사거리에 도착한 차가 신호등에 걸려 잠시 정차를 하자 바로 뒤에 차를 세우고 다가갔다. 맨발을 차 앞에다 얹어 놓고 선글라스를 낀 30대로 보이는 남자가 타고 있었고,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운전대를 잡고 있다.

“그렇게 쓰레기를 버리시면 되나요?”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당신이 뭐~ 언~ 데?” 미간에 골을 만들며 거만한 말투가 돌아오고 험한 얼굴로 사람을 쳐다본다. 슬며시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꾹 눌러 참았다.

“이 지역 주민자치위원입니다. 말로 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신고할 것처럼 휴대전화를 꺼내 들자 순간, 차는 굉음을 내며 도망쳐 버렸다. 신고할 생각 같은 것은 아예 없었지만 정말 한심하다. 소수지만 그런 사람들 때문에 제주도민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 그도 자녀가 있을 것이다. 자식 앞에서도 그렇게 쓰레기를 버리고 있을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본 길가에는 무심코 냅다 버린 쓰레기가 군데군데 보인다. 양심을 던져 버린 사람들로 청정하다는 제주도가 부끄럽게 다가온다.

멀리서 느릿느릿 걸어오는 사람이 있다. 집게를 들고 쓰레기를 주우며 무더위와 싸우는 환경미화원이다. 쉽게 버린 쓰레기를 어렵게 줍는 그가 몹시 안쓰럽다.

세상에서 제일 큰 쓰레기통을 가진 그 남자.

세상에서 제일 큰 쓰레기통을 치우고 있는 저 사람.

보이는 쓰레기 한 무더기 모아놓고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