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승생 2수원지 입지 선정 제대로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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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어승생 제2수원지가 제기능을 상실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곳은 사업비 458억원이 투입돼 2013년 완공된 대역사다. 한라산 Y계곡의 수로를 통해 50만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이다. 중산간 일대 생활용수의 안정적 공급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저장용량을 볼 때 두 번째 ‘물의 혁명’이라 불릴 정도다.

근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이 수원지의 본래 용도대로 좀처럼 물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니 하는 말이다. 현재 이곳은 마지막 취수구 근처까지 바닥이 드러난 상태다. 당초 설계대로라면 한라산에서 1일 1만5000t의 물이 유입돼야 한다. 하지만 저장되는 물은 계획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면서 보름 넘게 제한급수가 실시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2015년 수원지의 결함이 드러나 보수공사를 마쳤는데도 고질적인 물 부족 사태가 되풀이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 내습 때 한라산에는 624㎜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허나 한 달 만에 저수량이 13만t으로 떨어져 제한급수가 검토됐을 정도다. 한라산의 강수량과는 무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술적인 현안도 겹치고 있다. 제주도는 2수원지 수량 확보를 위해 지난해 지하수 관정 2공을 뚫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라산 계곡물과 지하수를 합해도 수원지를 채우지 못하면서 입지 및 설계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수지를 깊게 파 표면적을 줄여야 하는데 그 반대로 지어졌고 무엇보다 위치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사정이야 어쨌든 2수원지의 문제가 2년 전처럼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된 게 아니길 바란다. 중산간 마을의 급수난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 자체로 매우 우려할 만한 사안이다. 아무리 비가 많이 내려도 저수량이 일정 수위 이상 차오르지 않는다면 원인 규명 또한 시급하다. 과학적 검증으로 처방전을 강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여름 성수기만 되면 곳곳에서 물 걱정으로 아우성이다. 이 순간에도 중산간마을 10여 곳 4400여 명이 제한급수로 오랫동안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물을 아끼고 말고 하는 차원을 넘어선 거다. 도 당국은 이의 원인을 철저히 밝히고 땜질이 아닌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용천수든 지하수든 수원지 추가 개발이 그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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