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불법 산림훼손은 214건·69.9㏊에 이른다. 축구장(7140㎡) 면적의 98배에 달한다. 올 들어서도 16건·3.9㏊ 규모의 불법 산림훼손이 적발됐다. 단속에 걸린 것만 그렇다는 얘기다. 불법 행위의 대부분은 대지 조성, 진입로 개설 등 지가 상승을 목적으로 했다고 한다. 모든 게 계획적이라니 통탄할 일이다.
더 큰 문제는 불법 훼손지를 적발하더라도 원상 복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복구작업은 행정명령에 의해 산림을 훼손한 행위자가 시행한다. 하지만 당사자가 나 몰라라 하면 끝이다. 산림 훼손으로 걸려도 벌금을 내거나 형을 살면 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막대한 경제적 이득으로 돈벌이가 되는데 조그만 처벌이야 대수겠는가.
사실 제주의 산림은 무분별한 훼손으로 멍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산간 임야는 물론 곶자왈 일대까지 불법 훼손과 무단 벌채가 성행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의 부동산 열풍과도 무관치 않다. 심지어 어떤 곳은 개발이란 미명 아래 자행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애써 키워낸 산림이 파괴되는 일이 없어야 하는데 말이다.
산림은 한번 훼손되면 돌이키기 힘든 사태를 초래한다. 경우에 따라선 원상회복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제주시가 불법 행위에 대한 원상복구 규정을 강화하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위성지도 활용, 하자보수예치금 인상, 복구지 산지 전용 제한 등의 방법을 통해 지가 상승을 노린 기대심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이다.
산림은 사유재산이더라도 공공재(公共財)와 다름없다. 불법 행위가 적발되더라도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고작이다. 산림이 주는 혜택을 감안하면 불법 행위를 일벌백계로 다스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투기이익에 대한 고액의 벌금 등 법질서 권위부터 세워야 한다. 인력 보강을 통한 불법 산림훼손 예방 역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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