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왜 이런 사태가 빚어졌을까. 근본 원인은 비좁은 공간에 많은 닭을 몰아놓고 사육하는 ‘공장식 밀집 사육’에 있다. 다시 말해 옴짝달싹할 수 없는 A4용지 크기의 철장에 닭을 가둬 기르고 있다는 거다. 거기서 닭은 사료를 먹고 계란을 낳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만약 진드기 등 병이 발생하면 금지된 살충제를 뿌리기만 하면 된다.
이런 현실에서 닭을 자유롭게 풀어 키우는 친환경 방사형 사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하고 몸에 좋은 달걀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제주산 달걀이 안전한 식탁 먹거리로서의 달걀 생산ㆍ유통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정 환경에서 완전 자연 방사를 통해 자란 닭에서 난 달걀이어서다.
제주지역 양계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이 살충제 논란에서 벗어난 이유에 속한다. 실제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국내산 달걀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제주산 달걀에선 살충제가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니 제주 양계 산업에 대한 신뢰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제주는 자유롭게 방사해 닭을 사육하는 농가들이 많다.
그중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한라산 해발 400m에 위치한 제동목장이 딱 해당된다. 친환경 방식으로 토종닭 1만마리를 키우고 있는 거다. 제동 토종닭은 무항생제 사료와 천연 암반수, 목장 내 유리온실에서 재배한 파프리카를 먹고 개방된 방사장에서 자란다. 면역을 키우는 ‘흙 목욕’은 기본이다. 이렇게 생산된 ‘제동 유정란’은 일반 달걀보다 크기는 작지만 비린 맛이 없고 고소하다.
제동목장의 친환경 사육 방식은 도내를 넘어 국내 양계업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하지만 친환경 사육은 밀집형 사육에 비해 더 넓은 사육시설과 관리 인력을 필요로 한다. 정부 등 관련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동물 복지 차원에서도 밀집 사육은 이제 개선돼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