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버스 개편, 불편 최소화 서둘라
우왕좌왕 버스 개편, 불편 최소화 서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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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고 하지만 첫발부터 난감하기가 그지없다. 대중교통 체계가 개편된 첫날 대다수 승객이 큰 혼란을 겪었다니 하는 말이다. 종전 버스 운행체계가 몸에 밴 도민들은 헷갈리다 못해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무엇이 달라졌는지조차 모르는 고령층은 바뀐 버스노선을 찾지 못해 진땀을 흘리며 헤맬 정도다.

물론 잘만 정착되면 이전보다 다소 좋아질 것 같다는 긍정의 평가를 하는 도민들도 없지 않다. 허나 시행 전부터 예상됐던 문제들이 일거에 터져 나오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버스노선도가 설치되지 않아 쩔쩔매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버스가 올 때마다 승객들이 달려가 행선지를 물어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사전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도 속속 드러났다. 정류장에 배치된 안내 도우미조차 복잡해진 노선을 숙지 못해 책자를 보며 설명했다고 한다. 또 상당수 버스 기사도 신규 노선에 익숙지 않은 탓에 예정시간보다 늦게 도착해 불만을 사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26일 하루 동안 제주도에 접수된 교통 민원만 1200건을 훌쩍 넘겼다. 30년 만에 탈바꿈한 버스체계로 인해 크고 작은 혼선이 야기된 것이다.

사실 제주의 대중교통 개선은 진작 이뤄졌어야 할 숙원이었다. 넘쳐나는 차량들로 출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평시에도 몸살을 앓는 탓이다. 그 배경엔 인구 증가 못지않게 이용하기가 불편한 대중교통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도민 가정마다 자가용을 선호하고, 통계상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는 것도 그 이유다.

우여곡절 끝에 새 버스 시스템이 그 빛을 보고 있다. 아쉬운 건 일찍 예상됐던 문제들이 보완되지 않은 채 노정됐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큰 혼란이 점쳐진 중앙로의 버스 중앙차로제가 다음 달로 연기된 건 어쩌면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시행 첫날 현장의 모습은 도민 의견에 귀 기울여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라는 주문이다. 잘못된 시스템을 바로 고치고, 개편내용을 꾸준히 알려 불편사항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원희룡 도정이 여러해 야심차게 준비해온 만큼 그 결실을 봐야 할 게 아닌가. 그러기 위해선 버스 이용이 승용차보다 편리토록 하는 게 궁극의 해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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