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우선차로제는 예고된 시한폭탄?
버스 우선차로제는 예고된 시한폭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지난 26일부터 전면 시행되고 있는 ‘제주형 대중교통 체계 개편’의 모토는 ‘더 빠르게, 더 편리하게, 더 저렴하게’다. 이를 위해 도입된 것 중의 하나가 중앙차로제와 가로변차로제 등 ‘버스 우선차로제’다. 버스와 택시 등 지정된 차량만 운행된다. 대중교통의 빠른 이동과 정시성(定時性)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중앙선과 이웃한 1차로가 전용 차로인 중앙차로제는 제주시 광양사거리∼아라초등학교 2.7km 구간과 제주공항 입구∼해태동산 0.8km 구간이다. 24시간 운영된다. 다만 공사가 늦어지면서 광양사거리~아라초 구간은 10월 말 개통될 예정이다. 인도 옆 차로를 우선차로로 이용하는 가로변차로제는 제주시 무수천사거리∼제주국립박물관 11.8km 구간이다. 평일 오전 7∼9시, 오후 4시 반∼7시 반만 적용되며 토ㆍ일요일과 공휴일은 제외다.

한데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공항 입구~해태동산에 도입된 중앙차로제의 일부 구간이 시행 하루 만에 해제된 게다. 해태동산 교차로로 이어지는 200m 구간이 바로 그곳이다. 당초 일반 차량들은 해태동산 교차로 입구에서 오라오거리 방면으로 좌회전을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27일부터 1차로 진입과 좌회전이 전격 허용됐다고 한다.

내비게이션에 의존한 렌터카 관광객들이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 시범 운영과정에서 1차로에 진입해 좌회전하는 일반 차량이 속출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로 인해 공항로 나머지 600m 구간도 제 기능을 상실해 중앙차로제의 의미가 무색해졌다는 점이다. 졸속행정의 단면이자 전형적인 부실행정이 아닐 수 없다.

한술 더 떠 이 과정서 도시교통정비촉진법에 의거한 ‘고시 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아 위법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한심스러운 모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해태동산~신광사거리 방면의 일부 구간도 가로변차로제의 적용을 보류해서다. 오일시장 쪽으로 우회전이 차단된 탓이다. 제주도는 이 구간에 대해 우회전 전용 차로를 추가 설치할 방침이다.

중앙차로제와 관련해 곳곳에 시한폭탄이 깔려 있다고 한다. U턴차로 폐지에 다른 P턴, L턴 교차로 이용이 대표적인 예다. 지금의 준비 상태론 그 폭탄이 터질 가능성이 높다.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