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달 26일부터 ‘제주형 대중교통 체계 개편’을 시행하면서 중앙 우선차로제를 도입한 까닭이다. 현재 제주공항~해태동산(신제주입구 교차로) 800m 구간 중 600m 구간에 적용되고 있다. 제주시 광양로터리~아라초등학교 2.7㎞ 구간은 공사가 늦어짐에 따라 10월까지 단계적으로 개통된다고 한다.
이를 위해 앞서 공항~해태동산 구간 왕복 6차선이 8차선으로 확장됐다. 그리고 지금은 광양로터리~아라초 구간의 왕복 8차선 확장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중앙차로제를 시행하려면 차선이 아무리 못해도 왕복 8차선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양방향 1차로는 버스, 2차로는 좌회전, 3차로는 직진, 4차로는 직진 및 우회전 전용으로 운행될 수 있다.
이는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유도하기 위한 최소 요건이다. 만약 왕복 6차선에 중앙차로제가 시행된다고 가정해보자. 1차로 버스, 2차로 좌회전 차량이 통행되면 3차로 하나만으로 직진 및 우회전 차량이 동시에 이용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교통 혼선과 정체가 불 보듯 뻔하다. 이러면 차라리 안 한만 못하다.
하지만 중앙차로제는 단점도 분명해 똑딱거리는 시한폭탄과 같다. 버스 등을 제외한 일반차량의 불편, 교통사고 등 안전성 문제, 중앙 정류장 일대 교통체증 심화, 이면도로 혼잡 등이 그것이다. 한데 졸속행정의 단면을 보여주는 일이 중앙차로제 적용 하루 만에 일어났다. 극심한 무질서로 해태동산 도착 전 200m 구간이 우선차로제에서 해제된 게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가 동ㆍ서광로, 중앙로 아라초~애조로교차로 등 5개 구간 총 11㎞에 대해 중앙차로제를 확대 설치키로 하고 관련 용역을 착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차로제의 실효성 여부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음에도 밀어붙이고 있어서다.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지 걱정이다. 해당 구간이 모두 왕복 6차선이기에 하는 말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