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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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부국장
학창시절 점심시간에 도시락 뚜껑을 여는 순간 하얀색과 노란색이 조화를 이루며 밥 위에 놓여 있던 계란 프라이를 보면 기쁘다 못해 뿌듯함까지 느꼈다.

‘뭐 그리 대단한 거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시절 어머니들이 도시락 반찬으로 싸주었던 계란 프라이는 친구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오죽했으면 밥 밑에 깔기도 했겠는가.

소풍을 가서도 마찬가지다.

비닐 봉투에 담겨 살짝 찌그러진 삶은 계란은 사이다 한 병과 함께 그 시절 추억을 대표하는 음식이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계란 프라이는 집에 있으면 잘 먹지 않을 정도로 흔해졌지만 지금도 식당에서 만나는 계란프라이는 반갑기만 하다.

▲우리에게 추억이 되고, 지금도 우리 식탁에 항상 오르는 계란이 기피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인해 정겨운 친구가 식탁에서 사라진 것이다.

어디 계란뿐이랴.

닭고기, 햄버거, 소시지 등 우리의 식생활 속에 자리 잡은 먹거리들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버렸다.

여기에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최근에는 ‘독성 생리대’ 등 ‘캐미포비아(화학 성분에 대한 공포)’가 사회 불안을 더욱 야기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한 외부적 공포뿐 아니라 내부적 공포로 인해 ‘불안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라는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으로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구성원들 상호 간에 믿음이 있어야 하고, 먹거리를 비롯한 기본적인 실생활품에서부터 정치, 안보, 경제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국민들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믿음을 주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걸쳐 불신이 팽배해지고 안심하고 국가의 구성원으로 만족하고 살아가려는 국민들이 우리 사회를 불신사회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신뢰를 하루아침에 만들기는 힘들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발생한 문제에 대해 정확한 원인 규명과 반성을 통해 지속적으로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를 토대로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구성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진다.

하지만 신뢰를 만들어가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어려운 과정임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책임 의식을 갖고 투명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이전보다 더 신뢰받는 정부를 만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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