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설물의 적자 운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를 예사로 넘길 수 없는 건 그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이다. 도정의 살림살이를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의 처방책엔 모두가 고개를 가로젓는다는 게 더 큰 걱정이다.

제주도가 공개한 ‘2017년 지방재정 공시’ 자료를 보더라도 그게 여실하다. 대규모 공공시설물 11곳 중 한 곳도 예외 없이 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액은 총 111억6600만원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해마다 100억원이 넘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말 그대로 운영할수록 적자가 가중되는 ‘돈 먹는 하마’라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만성적자 시설을 보면 제주아트센터 33억1900만원, 서귀포예술의전당 22억4600만원, 제주돌문화박물관 13억6900만원, 제주월드컵경기장 6억9100만원 등이다. 근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건립비 100억원 이하 공공시설물을 포함하면 적자 규모가 6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모두 민간 기업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공공시설물은 그 자체로 나쁠 건 없다. 늘어나는 공공서비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시설들이 지자체의 재정형편을 넘어 무리하게 증설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건물 신축비도 막대하거니와 이후의 운영비도 적잖아 보통 부담이 아닌 게다. 결국 관리비 부메랑은 도민들의 부담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실례로 제주 공직사회의 연간 인건비는 2016년 기준 1조113억원으로 조사됐다. 처음으로 1조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주민 1인당 지방세 부담액도 214만5000원으로 맨 처음 200만원대를 초과했다. 전년에 비해 19%나 급증한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시설물의 적자 문제는 매년 지적되지만 뾰쪽한 처방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전임 도정 역시 이 문제를 심각히 받아들여 두 차례나 용역을 통해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불요불급 시설물의 신축 억제, 유사시설 통폐합, 인력 감축 및 전문성 강화 등이 그것이다. 성과를 따져 효율화 방안을 강구하라는 진단이다. 민간 위탁을 통한 간접 관리를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제라도 공동선의 접점이 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