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에 대한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즉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한 금지를 포함한 ‘한한령(限韓令ㆍ한류 제한 조치)’이 지난 3월 발동된 이후 6개월이 다 되도록 해제되지 않고 있는 거다. 그 사이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유커ㆍ遊客)이 급감했다.

실제 올들어 지난달까지 제주를 방문한 유커는 62만5930명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215만9000명)에 비해 71% 줄었다. 유커가 153만여 명 감소한 게다. 특히 사드 제재 이후인 지난 3월 15일부터 8월까지는 18만2544명에 불과해 무려 88% 줄었다. 그 수만 130만명에 육박한다. 순풍에 돛단 듯 거침없이 순항하던 제주의 외래 관광시장이 ‘사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이로 인해 숙박ㆍ면세점 업계,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전세버스 업계, 기념품점 등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제주의 외래 관광시장이 유커에 편중된 기형적인 구조 탓이다. 이는 인두세 지급, 송객수수료 요구, 과도한 쇼핑, 질 낮은 숙박과 음식 등 ‘제 살 깎아 먹기’식의 저가관광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았다. 몇 해 전부터 우려했던 대목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인 법이다. 유커 의존과 외부 악재에 허덕이는 제주관광을 체질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은 게다. 제주도와 관련 기관ㆍ단체, 업계 등이 해외시장 다변화, 개별관광객 확대, 민관협력 마케팅 강화 등에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다. 다행히 지금까지 그 결과는 나쁘지 않다.

직항 노선 확충 등으로 전통적인 제1관광시장인 일본인 관광객이 5년 만에 7.3% 증가세를 보인 게다. 말레이시아 31.3%, 싱가포르 24.7%, 홍콩 38% 등 아시아권 주력 국가 시장도 두 자리대 성장세를 기록했다. 1~8월 중 내국인 관광객도 896만여 명이 다녀가 작년 대비 9.7% 늘었다. 고무적인 일이다. 노력의 대가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어서다.

하지만 거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아직도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관광수요 다변화의 열쇠인 접근성 확충, 일본과 타이완 크루즈 노선 개척, 특수목적 관광상품 개발, 등급제 도입 등 관광 인프라 재설계 등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