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일손부족 현상이 계약재배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농가들이 농협과 계약재배를 하면 일정 가격을 보장받는 이점이 있다. 그럼에도 수확기에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힘들어 밭떼기 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그럴까 싶다. 이젠 작물만 바뀔 뿐 거의 매년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최근 파종이 진행 중인 당근만 하더라도 그게 여실하다. 농협제주본부가 최근 수년간 농가와 맺은 계약물량을 보면 전체 당근생산량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4년 1만1418t(16%), 2015년 1만894t(18%), 2016년 6443t(19%)에 머무는 수준이다. 마늘의 경우도 계약물량이 2015년 9138t에서 2016년 4718t, 2017년 4642t으로 해마다 감소하는 실정이다. 이 모두가 수확기의 극심한 인력난에 기인한다.

계약재배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농가 소득을 보장하고, 적절한 가격에 수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허나 계약재배는 농작물 수확까지 농가가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수확기 인력난 탓에 밭떼기 거래를 선호하는 게다. 유통혁신을 위해서라도 계약재배 물량이 늘어야 하는 데도 현실은 이렇다.

사실 농촌의 일손부족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는 봄 농번기부터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일손 구하기가 너무나 힘든 데다 인건비 또한 만만치 않다. 그마저도 구할 수 있는 인력의 상당수는 고령의 노인들뿐이다.

제주는 육지부와 달리 농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다. 과거엔 제주의 미풍양속인 수눌음을 통해 농업 노동력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에 이르러서는 이마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빨라지는 고령화로 그만큼 인력난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농사일에 필요한 인력수급 체계가 갖춰져야 하는 이유다.

여러 사정을 미뤄볼 때 농번기에 시의적절한 인력지원 외엔 해법이 마땅치 않다. 제주농업의 미래 성장을 위해서라도 더욱 그러하다.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농업인력지원센터 가동과 다른 지역과의 농업인력 교환 등을 적극 검토할 때다. 중장기적으론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로 인식되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