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수남 서울소방학교장이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청사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재난현장이 복잡, 다양해지면서 더욱 강하고 정예화 된 소방관이 필요해졌습니다.”

변수남 서울소방학교장(57·소방준감)은 1000만 수도 서울의 안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을 양성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그는 1984년 말단 소방사에서 출발, 2015년 소방의 별이라 불리는 소방준감으로 승진했다.

전국 소방공무원은 4만5000여 명으로 소방준감은 18명(0.04%)에 불과하다. 소방준감은 대개 광역자치단체의 소방본부장을 맡고 있다. 제주 출신 중 현직 소방준감은 그가 유일하다.

서울소방학교에선 연간 1만4000명의 소방관들이 전문·특수교육과 훈련을 이수하고 있다.

공채를 통해 연간 340여 명씩 선발된 신참들이 이곳에서 6개월간 강도 높은 훈련을 통과해야 정예 소방관 배지를 달 수 있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병원에 실려 가는 교육생이 나올 정도다.

“불길을 보면 겁나고 도망가고 싶지만 소방관은 물러서면 안 되죠. 체계적인 교육과 강한 훈련만이 본인은 물론 시민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학교 로비에는 지난 3월 용산구 주택가 화재 당시 갑자기 번진 불길을 온 몸으로 막아 일가족 5명을 대피시킨 후 부상을 당한 소방관이 입었던 방화복이 전시돼 있다.

800도의 화염에 방화복은 찢겨지고 헬멧은 녹아내렸지만 생명을 살리려는 소방관의 의지는 태우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까맣게 타버린 이 방화복을 직접 살펴보며 소방인력 1만9000명 확충과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그는 33년 동안 소방에 몸담으면서 고향인 제주에서 15년, 중앙에서 18년을 근무했다.

학연·지연·혈연 등 소위 연줄이 없는데도 중앙부처에서 승진을 거듭했다. 오로지 일과 업무로 승부한 결과다.

풍부한 현장 경험과 탁월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소방방재청과 중앙소방학교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소방방재청은 세월호 참사가 터진 2014년 4월 16일 당일, 그를 소방상황실장으로 임명했다.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와 협조해 선제적 재난상황관리 체계를 구축하도록 한 것이다.

당시 안전행정부는 사회재난을, 소방방재청은 자연재난을, 해양경찰청는 해양재난을 분산, 담당했다.

대형 재난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상황총괄과 협업체계가 구축되지 않았다.

“과거 정부의 재난·안전관리업무는 20개 부처에 120여 개 법령으로 분산돼 컨트롤 타워가 없어서 결국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말았죠. 더구나 현장에 출동한 헬기마저 소방과 해경, 경찰이 제각각 운용했는데 국가기관 헬기 통합지휘 체계를 구축한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1984년 제주에서 소방사(9급)로 입문한 그는 제주소방본부 인사·조직담당, 중앙소방학교 교수운영팀장, 소방방재청 감찰담당을 거쳐 소방정으로 승진했다.

2011년 서귀포소방서장, 2013년 일산소방서장에 이어 2015년 국민안전처 방호조사과장에서 소방준감으로 승진, 지난해 3월부터 서울소방학교장을 역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후보 시절, 변수남 학교장의 안내로 서울소방학교 내 소방충혼탑을 참배한 자리에서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전국 4만5000여 소방관 중 99%가 지방직이다. 지자체의 재정에 따라 인력과 장비, 근무 여건이 제각각이어서 처우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