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ㆍ3은 제주만이 아닌 한국 현대사의 큰 아픔이다. 당시 제주도민 전체 인구의 10분의 1인 3만명이 무고하게 희생당했다. 그야말로 대참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4ㆍ3이 내년이면 70주년을 맞는다. 강산이 일곱 번이나 변하는 긴 시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4ㆍ3의 완전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제 그 질긴 생채기를 치유할 때가 됐다.

제주4ㆍ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와 기념사업위원회가 지난 3, 4월 결성된 이유다. 그런데 지난 5일 이 두 위원회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의회, 도교육청 등 민관이 뭉쳐 뜻 깊은 행사를 마련했다. 도청 본관 앞마당에서 열린 ‘4ㆍ3 70주년 제주 방문의 해’ 선포식이 바로 그것이다. 현장엔 많은 4ㆍ3유족과 도민들이 참석해 4ㆍ3을 상징하는 동백꽃 수백개를 피웠다.

‘제주 방문의 해’가 선포된 건 4ㆍ3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기 위함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4ㆍ3 70주년은 현대사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공존과 공영의 ‘평화 대장정’을 여는 새로운 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71여 억원이 투입돼 알차고 다양한 기념 사업이 추진된다.

평화와 인권 가치 구현, 국민 화합을 통한 사회 통합, 4ㆍ3의 전국화와 세계화가 목표다. 추모ㆍ위령, 학술, 문화예술, 교류협력, 세대 전승 등 5대 분야 100여 개 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다. 특히 내년 4월 7일 촛불혁명의 진원지인 서울 광화문 광장에선 ‘4ㆍ3 국민문화제’가 열린다. 대한민국 심장부에서 ‘화해와 상생의 4ㆍ3 정신’을 국민들에게 알린다는 거다.

그런 점에서 벌써부터 ‘제주 방문의 해’ 사업에 대한 4ㆍ3 유족과 도민들의 기대가 크다. 성공적인 운영과 소기의 성과를 내기 위해 빈틈없는 기획과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남다른 실행력도 요구된다. 제주도가 행정력을 집중해야 함은 당연지사다. 유족과 도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이를 기점으로 희생자 및 유족 신고 상설화, 수형인 명예회복, 국가 차원의 배보상, 지방 공휴일 지정 등 4ㆍ3의 남은 과제 해결에 제주사회가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바야흐로 4ㆍ3의 역사를 국민 속에서 평화와 인권의 가치로 꽃피우기 위한 대장정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