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 가축분뇨 처리에 모범을 보여야 할 양돈농협과 축협이 관련법을 어겨 행정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뒤늦게 확인된 것이긴 해도 배출업무를 지도해야 할 생산자단체가 과연 이래도 되는가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그래놓고도 불과 며칠 전 양돈농가의 무단 분뇨배출에 대해 자정 결의를 이끈 것이다.

제주시에 따르면 구좌읍 소재 제주양돈농협 분뇨자원화시설이 지난해 10월 기준치를 넘긴 액비를 초지에 살포했다가 벌금 200만원의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거름으로 살포한 게 아니라 내버릴 목적으로 불법 방류했다는 것이다. 양돈농협 소속 유전자센터도 같은 시기 분뇨 관리대장 작성을 허술히 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생산자단체가 빈축 살 일이 이뿐만이 아니다. 애월읍에 있는 제주축협 축산사업장은 지난해 1월 분뇨로 만든 퇴비를 야외에 방치했다가 과태료 조치와 개선명령을 받았다. 가축분뇨 퇴비는 악취를 유발하고 빗물에 쓸려갈 수 있어 저장조에 보관해야 하는데 이를 위반한 것이다. 농·축협의 무분별한 투기행위에 아연할 따름이다.

앞서 양돈업계는 지난 1일 회견을 갖고 도민에게 죄송하다며 여러 차례 머리를 조아렸다. 한림읍 농가에서 축산분뇨를 지하수 통로인 숨골로 배출한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확산되자 사태 수습에 나선 게다. 재발 방지책과 위법농가 제재, 낡은 분뇨처리시설 개선 등을 약속했음은 물론이다. 늘 청정이라 자랑하는 제주의 현주소다.

농·축협의 행태는 무책임하고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것도 지탄의 중심인 축산분뇨 문제에 노출됐다니 말문이 막힌다. 이래놓고 어떻게 농가들을 지도한다는 것인가. 행정이 축산분뇨와의 전쟁을 치르는 마당에 저간의 행위는 비양심적이고 도민을 우롱하는 처사와 다름없다. 언제까지 이런 일로 낯붉혀야 할지 모르겠다.

축산폐기물 무단투기는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위협하는 중대 사안인 것이다. 수십 년간 축산분뇨 문제로 난리를 치러왔다. 농·축협이 지난 일을 실수로 치부한다면 정말로 마지막이길 간절히 바란다. 축산악취가 풍기고 폐수가 무단 방류되는데 어찌 청정제주라 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