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골의 한 빵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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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사회2부장
프랑스의 한 시골에 있는 빵집 이야기다. 마을에 유일한 이 빵집은 매일 오전 7~8시, 오후 6~8시 등 두 차례 문을 열어 빵을 팔아왔다. 이 같은 원칙은 창업 이후 지난 30년 동안 지켜져 왔다.

독점으로 가게를 운영하며 엄청난 재산을 모은 빵집 주인은 나이가 들면서 그동안 거둬들인 부를 주민들에게 돌려주기로 결심했다.

이를 위해 첨단 제빵 기계를 구입하고 제빵사와 직원 인력을 전보다 2배 늘렸다. 마을 외곽지에서 빵을 사기 위해 가게를 찾는 단골 손님들을 위해 분점도 냈다.

빵집 규모가 커지면서 빵을 판매하는 시간대도 오전 6시~7시, 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7~8시, 오후 10~11시로 연장했다.

판매 시간대를 늘려달라는 일부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빵집의 획기적인 변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그동안 밀가루와 소금, 물, 이스트를 이용해 만들어 온 바게트에 견과류를 넣고 보리와 쌀가루를 혼합하는 등 영양가를 높였다.

장비 구입과 종업원 추가 채용, 재료비 추가 등으로 빵집에 부담이 늘었지만 바게트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 빵집 주인은 이후 수시로 가게를 찾는 주민들을 볼 때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게 됐다며 흐뭇해 했다. 그런데 자신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 주민들이 작심한 듯 연일 불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일터에 나가기 전 아침 식사를 위해 항상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 빵을 구입해 온 주민들은 1시간 일찍 빵집에 들러야 하는 게 영 못마땅하다.

기존 바게트에 길들여진 주민들에게는 견과류 등이 추가된 새로운 바게트가 입에 맞지도 않았다. 온갖 비난이 쏟아지자 빵집 주인은 주민들이 한심하게 보였다.

빵을 사기 위해 1시간 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함을 보이지 않고 자신만 탓하는 주민들이 야속하기만 했다. 주민들의 건강을 고려해 다양한 재료를 넣고 선보인 건강식 바게트에 대한 반응이 차가운 데 대해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자신이 새로 선보인 건강식 바게트에 입맛이 들도록 적응해야 함에도 다수 주민들이 기존 바게트를 원하는 상황이 당혹스러웠다. 예전 가격으로 영양가 높은 빵을 만들고 판매 시간대도 늘렸지만 자신에게 고맙다고 하는 주민들은 많지 않았다. 가게 규모를 넓힌 상황에서 예전 방식의 영업으로 돌아가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빵집 주인은 요즘 맘 편히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도내 곳곳에서 예전보다 불편하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개편된 대중교통체계가 지난 8월 26일 시행된 가운데 최근까지 대중교통 불편신고 상황실에 접수된 민원은 1400건이 넘는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접수된 것을 포함하면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불편 민원은 3000건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접수되는 민원은 ‘정해진 시간에 맞게 버스가 도착하지 않는다’, ‘버스를 갈아타면서 출·퇴근 시간이 늘었다’, ‘버스가 정류소에 서지 않고 그대로 지나간다’, ‘노선이 복잡해 불편하다’ 등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서귀포시 지역 일부 노선의 경우 오후 9시 이후에는 정류소에서 1시간 넘게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 택시를 이용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버스 노선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히면서 시민들에게 편리함보다는 혼란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사례를 든 빵집처럼 이미 시행된 대중교통체계도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도민들에게 삶의 리듬을 개편된 대중교통체계에 맞추라고 일방적으로 강권하는 것은 옳지 않다.

도민과 관광객들이 편하고 여유 있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현행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빨리 찾아내 시급히 보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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