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산 노지감귤 출하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감귤 생산량이 사상 최저로 예상되면서 농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가격 호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그 예측이 현실로 나타나길 바란다. 허나 상품과를 골라낼 선과기가 턱없이 모자라 출발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고 하니 큰일이다.

감귤관측조사위원회가 지난달 말 노지감귤 2차 관측조사를 한 결과 생산예상량은 43만9000t으로 예측했다. 지역별로는 제주시 11만1000t, 서귀포시 32만8000t이다. 나무당 평균 열매 수는 677개로 최근 5년간 평균 842개에 비해 165개(19.6%)나 적었다. 생산량이 크게 줄어 감귤 값 호조세에 대한 여망을 높게 하는 거다.

주지하다시피 올해부턴 당도 10브릭스 이상, 즉 맛만 좋으면 크기와 무게에 상관없이 출하할 수 있다. 여기엔 광센서선과기가 사용된다. 하지만 맛 좋은 감귤을 골라낼 선과기가 태부족해 혼선이 예상된다고 한다. 고품질 감귤 생산의 여건을 마련했다는 이 제도가 사전 준비 부족으로 시행 첫해부터 삐꺽거릴 우려를 낳는 것이다.

도내 광센서선과기를 갖춘 선과장은 농·감협과 영농법인 등 모두 43곳에 불과하다. 도 전체 선과장 443곳의 10%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제주도의 광센서선과기 설치사업에 신청한 단체를 합해도 요건을 갖춘 선과장은 고작 50곳 안팎에 머문다. 결국 현재 확보된 선과기로는 올해 물량의 10분의 1밖에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행 초 혼란이 예견됐건만 준비 소홀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제주도가 광센서선과기 대신에 샘플로 당도를 측정하는 기존의 방식을 허용키로 해 졸속행정이란 지적까지 더해진다. 이는 사람의 손으로 조사하는 아날로그 방식이다. 선과기가 부족한 만큼 결과야 어찌 되든 시책을 밀어붙이겠다는 심산이다.

감귤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는 데 있다. 맛있는 감귤을 안정적으로 생산해 제값에 팔아야 그게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올해부터 감귤 상품 기준에 ‘맛’을 추가한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이를 실현하려면 무엇보다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급선무다. 다음에 뒷받침할 게 광센서선과기 보급을 확대하는 정책 지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