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이면 상에 오르던 보랏빛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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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애된장국-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

양애는 표준어로 ‘양하’라 부른다. 아시아 열대지방이 주산지인 양하는 생강과의 식물인데 일본에서는 ‘묘가’라고 부르며 여름철의 대표적인 채소로 꼽을 만큼 일반화 되어 있는 채소이다. 우리나라는 호남 일부 지역에서도 생산되지만 주 생산지는 바로 제주도이다. 가장 많이 먹는 지역도 제주이고 특히 추석 차례상에는 빠짐없이 오르는 나물이다. 양하는 주로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에 많이 수확되는데 이 시기가 추석 명절을 거치게 되므로 차례상에는 빠지지 않는 제수용 음식이 된 것이다.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는 고기 산적을 만들 때 사이에 꿰어 먹는 방법이 가장 일반화되어 있는데 제주 사람들은 산적은 물론 된장국으로 끓여 먹거나 장아찌, 나물 등 먹는 방법이 다양하다. 또한 이른 봄에 돋아나는 작은 죽순처럼 생긴 새순을 따서 한 꺼풀씩 벗겨 쌈으로도 이용했으니 다른 지방에서는 생각도 하지 않는 독특한 방법이다.

우리가 먹고 있는 가을의 양하는 꽃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더 정확히 얘기하면 꽃받침 또는 꽃대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음식 가운데 꽃을 먹는 음식이 몇 가지나 있을까? 특히 나물로 무쳐 먹는 꽃이 얼마나 있을까? 꽃을 먹는다! 이것이 바로 ‘양애’의 매력이다. 특유의 고운 보랏빛 색상과 독특한 향기가 있는 꽃나물이다. 현대인들에게 이렇게 강력한 매력을 지닌 토속음식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양하는 그 향이 너무 강해서 처음 먹는 사람들은 거부감을 많이 갖는다. 그런데 단순히 나물 무침이라고 하지 않고 ‘꽃나물 무침’이라고 얘기하면 호기심을 보이면서 일단은 한번씩 시식해 본다.

이 세상에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결국 음식은 그 음식을 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양하는 콩나물에 조금씩 섞어서 조리하거나 간장에 담가서 장아찌로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특히 잘게 찢어서 된장국을 끓여 놓으면 단순하지만 매력적인 향을 풍기는 가을 밥상이 될 것이다.

 

▲재료

양하 120g·물 5컵·된장 2큰술

▲만드는 법

①양하는 겉의 껍질이 질기므로 벗겨내고 길게 찢어둔다.

②냄비에 물을 담아 된장을 풀어 끓인다.

③국이 끓으면 양하를 넣고 푹 끓여낸다.

▲요리팁

①때로는 보릿가루나 밀가루를 풀어 넣고 끓이기도 했다.

②양하국은 식혔다가 다시 끓이면 양하가 부드러워지고 먹기도 수월하다.

③양하는 특유의 향이 강렬하지만 된장국을 끓이면 향이 많이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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