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 향토음식의 전수를 위해 지난 4월26일부터 5월 31일까지 '제주 대표 향토음식 요리교실'을 운영했다.

해상왕국 탐라의 천년의 역사를 지닌 제주는 한반도와는 차별화된 독특한 음식문화가 형성돼 왔다.


우리 선조들은 척박한 농경지와 강한 비바람의 영향으로 봄이 되면 늘 식량이 부족한 ‘보릿고개’를 넘겨야만 했다.


선조들은 배고품을 범벅, 빙떡, 쉰다리, 몸국 등 다양한 향토음식을 만들어 슬기롭게 극복했다.


거칠고 투박하게만 보였던 제주고유 음식들은 인스턴트 식품이 대중화된 지금에 와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웰빙음식이자 기능성 식품들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케 한다.  청정 제주의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는 것이 자연환경의 아름다움 못지않게 제주다움을 유지하는 길임을 다시 한번 되내이면서 제주 향토음식의 특징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소개해 본다. 


▲제주 향토음식이란=제주음식의 가장 큰 장점은 바다와 산과 들에서 얻어지는 다양한 재료와 이러한 재료들을 거리 이동없이 단시간에 얻을 수 있는 신선한 재료 사용에 있다.


제주지역의 음식은 매우 단순하고 소박해 반찬수가 많지 않고 조리법이 간단하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다양한 재료와 싱싱한 재료를 이용한 음식들이 많다.


제주지역 주식 역시 곡류를 이용한 밥인데 쌀의 생산량이 부족해 거의 보리와 조 등의 잡곡으로 보리밥, 조밥 등이 상용화됐다. 식량이 부족하던 시절 곤죽, 조축, 꿩마농죽, 꿩죽, 도새기새끼보죽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죽류가 발달됐다.


제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국은 된장국이며, 어패류를 이용한 국 역시 즐겨먹었다. 국 다음으로는 김치나 장아찌, 나물과 생야체, 된장이나 자리 등의 젓갈류가 주를 이뤘다. 이들 중 한두 가지가 상에 올랐다.


여러 통과의례에는 항상 떡이 마련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3년 12월 17개 광역시·도 중 최초로 도민과 관광객의 선호도 조사와 인터넷 투표, 도내 외식업과 학계 등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400여 가지 향토음식 중 제주를 대표하는 7대 향토음식을 선정했다.

 

   
▲ 갈치국.

빙떡, 고기국수, 갈치국, 성게국, 옥돔구이, 자리돔물회, 한치물회가‘제주 자연의 맛’이 살아있는 제주 7대 향토음식이다.


빙떡은 메밀가루를 얇게 반죽하고 무로 만든 소를 넣어 부친 전병이다. 소는 투박하게 채 썰어 데친 무에 참기름, 소금, 깨 등을 넣고 양념한 것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심심하지만 씹을수록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았던 음식으로 무나물 대신 달달한 팥소를 넣기도 한다.


고기국수는 국수사리와 삶은 돼지고기에 육수를 부어 만든 국수다. 약간의 양념장과 두껍게 썬 돼지고기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어 구수하고 걸쭉한 국물맛이 부드러운 고기와 무척 잘 어울린다.


갈치국은 토막 낸 싱싱한 갈치에다 호박, 얼갈이배추, 풋고추를 넣고 소금간을 해 만든 국이다. 생선국이나 크게 비리지 않고 맛이 시원하다.


성게국은 성게와 미역을 함께 넣어 맑게 끓인 국이다.  5~7월 사이 통통하게 살이 오른 성게와 생미역을 사용하면 맛이 더 좋다.


옥돔구이는 배를 갈라 소금간을 하여 말린 옥돔을 구워낸 음식이다. 도미류의 하나인 옥돔은 맛이 담백하고 은은해 제주사람들이 가장 맛있어 하는 고급 어류로서 조선시대에는 왕실 진상품 중 하나였다.


자리돔물회는 얇게 썬 자리돔에 오이, 양파, 부추, 깻잎 등을 넣고 된장과 고추장으로 간을 해 만든 생선 물회다. 달지 않은 국물과 씹을수록 고소한 생선 맛이 일품이다.


또 한치물회는 채 썬 한치에 갖은 양념을 넣고 만든 물회다. 쫀득쫀득하면서 고소하고 시원한 게 별미다.

 

   
▲ 옥돔은 조선시대 왕실 진상품 중 하나였다.

▲새로운 가치를 찾아서=향토음식이란 지역의 식재료를 이용하거나, 과거에서부터 내려온 조리법을 이용한 음식이다.


제주도의 향토음식을 보전함과 동시에 세계화를 도모하기 위한 발전 방향이 요구되고 있다.


우선 제주도의 청정 농·수·임산자원을 활용한 원료에 제주 음식문화를 접목해 장수음식 이미지를 부각시킨 제주형 음식 및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간편히 먹을 수 있게 개발된 건강 간식류로 빙떡, 쉰다리, 깅이죽, 어패류 물외 등으로 구성된 해선정식 또는 흑돼지정식 등 다양한 메뉴와 조리법을 개발해 이를 적극 마케팅에 활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현재 각 지방에서도 향토음식을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해 지역 관광상품과 연계해 통합적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향토음식을 통해 각 지역의 생태자원을 중시하는 의식과 함께 로컬 푸드를 지키는 일의 중요성에 대한 자각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도내 향토음식 전문가는 “각 지역별로 특색없는 비슷한 음식들이 향토음식으로 등장하면서 이를 만회할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제주 7대 대표향토음식에 스토리를 입혀 단순한 지역1차 생산물을 2차의 가공을 거쳐 3차 서비스산업과 융합시키는 것이 지역관광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제주형 로컬푸드점 활성화 △향토음식 산업현황 및 추이 분석 △향토음식 전문 인력 인프라 구축 △농어촌 향토 맛집 발굴 지원 △향토음식 홍보센터 설치 운영 △향토음식 테마별 투어상품 개발 등을 제주향토음식 발전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오는 탐라문화제(9월20일~9월24일) 행사에서 ‘제주의맛’향토음식 홍보관을 운영해 국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적극 홍보할 방침”이라며 “올 하반기까지 향토음식 테마별 투어상품 지도 제작, 제주음식 생활 문화산 발간, 제주향토음식 명인 발굴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