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과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가 7년 만에 메이저 대회를 둘이서 나눠 가졌다.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끝난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나달이 남자단식 정상에 오르면서 올해 4대 메이저 대회 타이틀은 나달과 페더러가 2개씩 양분했다.

 

페더러가 1월 호주오픈 결승에서 나달을 꺾고 우승했고 이후 프랑스오픈 나달, 윔블던 페더러, 다시 US오픈 나달 순으로 사이좋게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챙겨갔다.

   

둘은 최근 노바크 조코비치(5위·세르비아), 앤디 머리(2위·영국) 등에게 밀려 세계 정상의 자리에서 비켜서 있던 처지였으나 올해 극적으로 '동반 부활'했다.

   

나달과 페더러가 한 해에 열린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을 양분한 것은 2010년 이후 올해가 7년 만이다.

   

당시 페더러가 호주오픈에서 우승했고 나달이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을 석권했다.

   

또 2006년과 2007년에는 반대로 나달이 프랑스오픈을 제패하고 나머지 3개 대회 우승 트로피는 페더러 품에 안겼다.

   

특히 페더러는 1981년생으로 올해 36세라 테니스 선수로는 당장 은퇴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이지만 이번 US오픈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을 정도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31세인 나달은 페더러보다는 젊지만 조코비치나 머리보다 한 살이 많고 특히 체력 소모가 심한 경기 스타일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올해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달 3년 만에 세계 1위 자리까지 탈환한 나달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최근 몇 년간 부상도 있었고 경기력도 나빴는데 올해 이런 일들이 벌어져 믿을 수가 없다"고 기뻐했다.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랐으나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친 케빈 앤더슨(32위·남아공)은 재치 있는 준우승 소감으로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나달과 같은 1986년생인 앤더슨은 "우리가 동갑이지만 나는 나달의 경기를 평생 봐온 것 같다"며 "그만큼 나달은 나에게 우상과 같은 존재이자 상대하기 힘든 선수였고 오늘 그런 점을 또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우승자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