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주는 만큼만 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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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희. 제주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지난 여름 제주도는 낮 기온이 연일 30도를 넘고 밤에는 열대야로 잠을 설쳐대었다. 그렇게 지속되었던 열대야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무척 지치게 했다. 이제는 그런 여름의 뜨거움도 어느새 사라지고 살갗을 스치는 바람에서 시원함이 느껴진다. 가을이다. 가을 앞에선 우리,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무더위가 물러가고 계절은 한가위를 앞두고 있다.

시원함을 간직한 청명한 가을 하늘에 마음은 설레고 사람들은 변화되는 것들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 같다. 벌써 지나간 일들은 아련한 ‘기억’으로 남겨지는 듯 쉽게 잊히는 것이 사람의 속성인가. 아니면 한국 사람들의 오랜 전통인가.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끝내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 꼭 지켜야 할 것들은 있다. 지금 우리는 다양한 미디어 매체에서 인간을 위협하는 사건과 사고들을 만난다. 건강한 몸을 위협하는 항생제 계란과 닭, 국지성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 과도한 고온 환경에 노출되어 작업을 하다가 쓰러져 죽어가는 사람들 등 인간이 건강하게 살 권리가 다양하게 침해받고 있는 것이다.

요즘 세상은 인재(人災)가 천재(天災)를 만드는 것 같다. 사람은 타고나면서 자신의 수명만큼 살아야 할 권리가 있다. 그것을 자연이 아닌 사람이 스스로 지켰다면 아무 문제도 아니다. 환경, 즉 자연적 환경은 자연이 만들고 사회적 환경은 사람이 만들지만 이 두 환경이 결국 사람에 의해 훼손되므로 그 결과가 끝내 사람을 해치는 나쁜 쪽으로 치닫는다.

깨끗한 자연 환경에서 건강하게 생활하는 축산물과 싱그러운 땅에서 수확한 농산물들은 사람에게 늘 이로움을 준다. 그러나 정해진 좁은 공간에서 많은 수확을 얻기 위해 화학비료를 쓰고, 억지로 많은 개체를 사육하면서 항생제와 살충제가 남용되면서 인간에게 재앙은 시작됐다. 밀집된 공간에서 사육되는 가축들과 보기 좋은 농산물을 얻기 위해 각종 보조제를 사용함으로써 우리의 식탁을 끝 모르는 오염의 만찬장으로 만들고 말았다.

우리는 오늘도 자신도 모르게 항생제와 보조제가 첨가된 제품을 구입하게 된다. 때로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이름에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진열대 위의 싱싱한 물건을 선택한다. 그러나 요즘의 사건ㆍ사고로 볼 때 과연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이 몇이나 있을까. 불신의 사회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자신도 모르게 병에 걸리고 있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자연은 주는 만큼만 돌려준다. 사람의 욕심에 의해 망가지고 있는 제주의 자연은,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원칙들을 소홀히 함으로써 나타나는 결과들일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야말로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자연을 지키자. 자연(自然)은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지금의 자연은 순환할 수 있는 양이 넘치고 있다. 자연이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자.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자연과 사람이 함께 지속 가능 할 수 있도록 건강한 생명의 원칙을 지키는 삶을 만들어가자. 자연을 가꾸고 살리는 정책은 사람을 살리는 정책이 될 것이고 자연을 파괴하는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는 정책은 마지막에는 인류를 재앙으로 이끄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현재 우리 주변에서 나타나고 있는 각종 사회적ㆍ환경적 문제들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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