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로 변한 반려견들…주민들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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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여중 인근서 6마리 중 4마리 포획
야생화 돼 마취총까지 동원 ‘아찔’
센터로 주인 안 찾아 오면 안락사 대상
주인들, 책임감·양심 등 갖고 키워야
▲ 13일 오전 제주시 한림여자중학교 인근의 한 골목. 마취총에 맞은 반려견 한 마리가 쓰러져 있다. 이 반려견은 주인이 확인돼 무사히 인계됐다.

제주지역 유기동물 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맹수가 된 유기견들이 무리 지어 마을을 휘젓고 다녀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13일 오전 제주시 한림여자중학교 인근.

 

곳곳에는 ‘개를 무서워하는 이웃들을 위해 묶어서 키우세요’, ‘주인이 있는 방견도 포획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어져 있었다.

 

이는 마을 주민들이 버려진 유기견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김모양(15·여)은 “유기견 6~7마리가 학교 주변에 터를 잡고 생활하는 것 같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보인다”며 “이 중 한두 마리는 사람을 보면 사납게 짖고 물려고 해 겁이 난다”고 말했다.

 

이날 한림여중 일원에서는 유기견들과 이들을 잡기 위한 포획업체 등 간의 치열한 사투가 벌어졌다.

 

잡아야 하는 유기견은 모두 6마리.

 

업체 관계자들은 사나운 유기견이 있을 것에 대비해 차를 타고 골목골목을 이동하며 블로건(입으로 부는 마취총)을 이용, 포획에 나섰다.

 

블로건에 맞은 유기견들은 괴성을 지르고, 마을을 헤집다 10분쯤 지나니 균형을 잡지 못한 채 비틀거린 뒤 ‘푹’ 쓰러졌다.

 

한림읍과 업체 측은 이날 오전에만 6마리 가운데 4마리를 포획했고, 이 중 1마리는 주인이 확인돼 무사히 인계했다.

 

나머지는 유기동물보호센터로 보내졌다. 10일 내에 주인이 찾으러 오지 않거나,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3마리 모두 안락사 대상이 된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하루 평균 15~20건 이상 출동하고, 20마리가 넘는 유기견을 포획하고 있다. 이는 평소보다 1.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실제 한림읍으로도 유기동물과 관련해 하루 3~4건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림읍 홍권필 주무관은 “애견을 기르는 것에는 책임감과 개인의 양심이 뒤따라야 한다. 유기동물 증가는 갖가지 사회적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주인들의 관리 책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목줄 없이 다니는 강아지들을 보면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 최근 다른 지역에서 산책 중이던 한 부부가 사냥개 4마리에 물려 크게 다치는 일도 있었던 만큼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할 시에는 반드시 목줄을 채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제주특별자치도 동물보호센터에 입소된 개와 고양이는 모두 3611마리로 지난해 입소된 전체 3027마리를 이미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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